한국, 총리사과·보상 등 요구…스가 관방 "일본 입장은 불변"
[ 전예진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일 열린 정상회담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하기로 함에 따라 협상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한·일이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위안부 문제가 갈등을 빚는 근본적인 원인은 기본적인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 위안부뿐만 아니라 강제 징용자 문제도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됐다는 게 일본의 기본 인식이다. 아베 총리는 이날 회담에서도 이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직후 ‘일제강점기 징용된 한국인 노동자의 손해배상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아베 총리가 “일본이 얘기해야 할 점은 얘기했다”고 언급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가 법적으로 해결됐다는) 일본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청구권 협정의 해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주장과는 정면 배치된다.
우리 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袖瞿?총리의 직접 사과 △주한 일본대사관의 피해자 면담 및 사과 △일본 정부의 예산을 통한 피해자 보상 등 일본 측의 ‘성의있는 조치’다.
일본은 위안부 모집이 군에 의해 강제로 이뤄졌다는 사실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전시에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뤄진 합법적인 동원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에 응하지 않고 대신 국가적 보상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가 법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제공하는 금전적 보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이날 회담에서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고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은 일본이 위안부 강제 동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라는 뜻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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