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교한 제품 만드는데 한국만한 국가 없어"
[ 안재광 기자 ] 독일 펌프 전문기업 윌로SE는 지난 7월 생활용 펌프 연구개발(R&D) 총괄센터를 프랑스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 생활용 펌프는 단일 품목으로 지난해 이 회사 매출(약 1조7000억원)의 약 7%를 차지한 ‘효자 상품’이다. 한국 법인(윌로펌프)이 성과를 내자 2013년 부산에 공장을 지은 데 이어 R&D 센터까지 옮겨온 것이다. 윌로펌프 매출은 2009년 1282억원에서 지난해 1664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40명가량으로 구성된 한국 R&D 센터에선 앞으로 윌로SE가 60여개국에 수출하는 생활용 펌프 설계를 맡는다. 1872년 설립된 윌로SE는 빌딩과 공장, 주택 등에 들어가는 펌프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지난 143년간 펌프 관련 사업만 하며 ‘한우물’을 팠다.
카르스텐 크룸 윌로SE 아시아태평양지역 및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총괄사장(사진)은 “역량 있는 조직에 본사 자원을 집중하면 더 잘하게 된다”며 “한국 엔지니어들은 늘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준비성도 좋아 독일의 기업문화와 잘 맞는다”고 말했다. 작고 정교 ?제품을 설계하고 생산하는 데 한국만한 국가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독일 기업이지만 17개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70여개국에 지사가 있다”며 “제품 혁신을 위해서라면 지역에 관계없이 대등하게 협업하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철저한 현지화가 펌프분야에서 히든챔피언에 오른 비결”이란 얘기다.
크룸 총괄사장은 “펌프사업을 오랜 기간 하면서 모터와 센서, 제어 등의 분야에서 핵심 기술을 갖췄다”며 “이 기술을 활용해 단순히 펌프만 파는 게 아니라 빌딩관리 서비스, 수처리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제품 유형은 바뀌었지만 윌로SE의 핵심 경쟁력이 유지된 것도 시장 트렌드를 잘 읽고 따라갔기 때문이란 것이다.
그는 “펌프를 스마트폰과 연동해 제어할 수 있는 신제품이 곧 나온다”며 “기존에 기계실에서 하던 것을 스마트폰에서 처리할 수 있어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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