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홈쇼핑 진출 컨설팅…여성의 눈으로 사업 발굴
한 홈쇼핑 방송사에서 PD로 일할 때였다. 많은 업체가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과 벤처회사는 예외였다. 품질이 뛰어나도 외면받았다. 당장 판매가 잘될 것 같은 대기업 제품을 위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제품들은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조차 없었다. 이들을 돕고 싶었다. 사표를 내고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3년 설립한 베스트비즈는 중소기업 제품을 발굴해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에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회사다. 상품기획, 영상 제작, 마케팅 컨설팅까지 돕고 있다. 하지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업체들에 사업모델을 이해시키는 것부터 어려웠다.
그러다 전환점이 돼준 일이 있었다. 2004년 홈쇼핑에서 100만원대 자동차 타이어를 최초로 판매한 것이다. 타이어는 홈쇼핑에서 보기 드문 제품이었다. 한 타이어 업체의 국내영업을 총괄하던 부사장을 찾아가 이를 제안했다. 그는 대뜸 “당신 차의 타이어 규격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일부러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리고 규격을 모르는 소비자도 콜센터 상담사를 통해 타이어를 주문할 수 있는 홈쇼핑의 장점을 설명했다. 냉담했던 부사장은 흔쾌히 이를 수락했다. 홈쇼핑 업체를 찾아가 열심히 설득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홈쇼핑에서 타이어를 한 시간 동안 총 2억50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회사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중소기업 관계자를 만나면서 그들의 또 다른 고민을 알게 됐다. 재고 부담이었다. 이들의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리고 2008년 중소기업 전용 복지 쇼핑몰 ‘와우몰’을 열었다. 중소기업과 벤처에서 직원들에게 포인트를 제공하고 재고로 나온 상품을 이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업체들은 재고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동시에 직원들에게 복지 혜택을 주는 윈윈모델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소기업과 벤처가 겪는 어려움을 파악하고 이를 어루만지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여성이기 때문에 더욱 섬세하고 감성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도 있었다. 많은 여성벤처인이 이 같은 여성만의 장점을 잘 살려 사업을 해나가길 바란다.
김양미 < 베스트비즈·와우몰 대표 >
[인터뷰] 가치투자의 달인, "휘열" 초보개미 탈출비법 공개
[강연회] 가치투자 '이채원.최준철.이상진' 출연...무료 선착순 접수중 (11.6_여의도 한국거래소)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슈퍼개미]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