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연구용 원자로용 차세대 핵연료가 원자력 기술 종주국인 미국에서 성능시험에 들어간다. 이 핵연료는 핵무기 전용 가능성이 작은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 때문에 해외 연구로에 수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INL)의 연구용 원자로(ATR)에 한국에서 개발한 우라늄 몰리브덴(U-Mo) 판형 핵연료를 장착하고 검증시험에 들어갔다고 3일 발표했다.
연구용 원자로는 핵연료 핵분열 과정에서 나오는 중성자와 방사선을 이용해 신소재를 개발하거나 산업과 의료 분야에서 사용하는 방사성 동위 원소를 생산하는 원자로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용 원자로는 통상 우라늄-235(U-235)가 5% 이하로 농축된 연료를 사용하는 데 비해 90% 이상인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에 시험에 들어간 우라늄 몰리브덴 판형 핵연료는 농축도가 20%인 저농축 연료지만 우라늄 밀도가 높고 출력이 높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연료 교체 주기가 길어 연구로 가동률을 50% 끌어올릴 수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고온에서 우라늄 합금 가루를 만드는 ‘핵연료 분말 제조기술’과 국내 연구로인 하나로에서 사용된 핵연료 설계 기술을 결합해 4년 만에 개발을 마쳤다. 성능시험을 마치면 섟瓦【?처음으로 부산 기장군에 건설 중인 신형 연구로에서 사용할 예정이다.
차세대 핵연료는 2012년 서울에서 열린 핵안보 정상회의에서 미국 측 제안에 따라 개발됐다. 미국은 당시 핵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큰 고농축 연료 대신 저농축 연료로 전환하자고 주장했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 벨기에 4개국은 고농축 연료를 사용하던 연구로를 저농축 연료로 바꾸는 공동 연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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