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에도 '과일향' 입혔다…저도수·과일이 대세

입력 2015-11-04 14:08  

[ 김아름 기자 ] '독주'의 대표 주자인 위스키 시장에도 부드러운 향을 넣은 제품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4일 디아지오코리아는 자사 대표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신제품 '윈저 더블유 레어'를 출시했다. 도수를 35도로 낮추고 대추 추출물, 참나무향을 첨가해 부드러운 맛을 살렸다. 40도가 넘는 고도수를 부담스러워하는 추세에 발맞춰 도수를 낮추고 마시기 좋도록 향을 첨가한 것이다.

이런 시도는 윈더 더블유 레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에는 솔잎과 대추, 무화과 추출액을 넣은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윈더 더블유 아이스 역시 35도의 저도수 위스키다.

7월에는 페르노리카 코리아가 임페리얼 원액에 석류를 넣은 31도 위스키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을 내놨다. 롯데주류와 골든블루도 각각 사과향과 라임향을 넣은 주피터 마일드블루 17과 골든블루 더 라임을 출시하며 저도수 위스키 시장에 불을 붙였다.

엄밀히 따지면 위스키에 향을 첨가하면 더 이상 ‘위스키’라 부를 수 없다. 우리나라 주법에서는 기타주류로,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스피릿 드링크로 칭한다. 실제 이 제품들의 광고에서도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다고만 할 뿐 위스키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수백 년 역玲?전통을 자랑하던 위스키 업체들이 위스키라는 이름마저 버린 채 저도수·가향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이는 국내 주류 시장에서 여성들의 입김이 강해지면서 저도수·달콤함이 트렌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이미 소주 시장은 마지노선이라던 20도를 넘어 16도까지 도수를 낮췄다. 올해 과일 소주와 과일 감자칩 트렌드도 여성들이 주도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남성의 주류'로 인식되던 위스키 역시 이런 트렌드를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위스키가 대중화되며 소비자의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며 "정통 위스키부터 이번에 출시한 더블유 레어까지 다양한 제품들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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