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준동 기자 ]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공식 출범시킴에 따라 글로벌 고급차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고급차 시장은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주름잡고 있다. 연간 800만대 수준인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3개사가 600만대 정도를 판매하고 있다. 연간 8000만대 수준인 글로벌 차 시장에서 고급차 비중은 10% 수준에 그치지만, 고급차 브랜드가 수익의 30% 이상을 가져가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BMW와 롤스로이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BMW그룹이다. 지난해 211만8000대의 자동차를 판매, 804억유로(약 100조3000억원)의 매출과 87억1000만유로(약 10조8000억원)의 세전이익을 올렸다. 판매 대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이익은 현대·기아차(영업이익 10조1224억원)보다 많다. 현대차가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출범시킨 이유다.
당초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 독일차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미국차(캐딜락, 링컨)와 영국차(벤틀리, ?스로이스)도 있었다. 그중에서도 원조는 캐딜락이 꼽힌다. 1900년대 초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합병해 탄생한 GM은 고급차 브랜드 필요성을 느끼고 1909년 캐딜락을 인수했다. GM은 1910년대 캐딜락을 5000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했다. 포드 모델T 값이 400달러에 미치지 못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만 안주하고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독일차에 밀리면서 이제 캐딜락은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뒤처지게 됐다. 포드의 링컨은 최근 13년간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으며, 영국의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각각 독일의 폭스바겐그룹과 BMW그룹에 팔렸다.
일본차가 고급차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이었다. 1970년대 일본차의 미국 수출이 급증하자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압박을 가했다. 이로 인해 일본차 업체들은 미국 수출을 제한하는 자율규제협약(VRA·voluntary restraint agreement)을 맺었다. 이는 사실상의 수입쿼터로 작용했다.
미국 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1985년 무역적자 축소를 명목으로 엔화가치를 절상시키는 내용의 플라자 합의를 일본 정부와 체결했다. 일본차 업체들은 중저가 자동차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보고 고급차 브랜드 개발에 나섰다. 1989년 도요타자동차가 렉서스를 내놨다. 비슷한 시기 혼다와 닛산도 각각 어큐라와 인피니티라는 고급차 브랜드를 선보였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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