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모바일 엔씨'…김택진이 직접 챙긴다

입력 2015-11-04 18:26  

성장세 꺾인 3분기 실적

영업익 506억…전년비 38%↓
모바일게임 출시 지연에 김 사장이 개발 진두지휘
내년 상반기 대거 선보일 듯



[ 이호기 기자 ]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업계 양대 산맥인 엔씨소프트가 변신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PC온라인게임 ‘리니지’ 시리즈로 승승장구했지만 3, 4년 전부터 모바일 중심으로 바뀌고 있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성장세가 꺾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매출은 모바일게임에 주력하는 넷마블게임즈에도 뒤져 업계 3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넥슨의 지분 매각으로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로 복귀한 김택진 사장이 직접 모바일게임 개발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신작 출시가 집중될 내년 상반기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4일 지난 3분기에 매출 1956억7100만원과 영업이익 505억86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8%,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온라인게임 비중 90% 넘어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전체 게임 매출에서 ‘리니지1, 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길드워2’ 등 온라인게임 5개가 차지하는 비중이 90%를 넘는다. 시장 성장세가 정체된 온라인게임 비중이 크고 최근 급성장하는 모바일게임 비중이 낮아 실적이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늦었지만 최근 모바일게임에 역량을 집중하며 옛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김 사장이 100여명의 게임개발자로 구성된 모바일게임개발센터를 직접 이끌며 모바일게임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앤소울 모바일’을 조만간 중국에 출시할 예정이며 ‘아이온 레기온스’도 내년 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리니지1의 캐릭터 등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2종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자체 개발 중이다.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상반기부터 모바일게임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온라인게임 동시 공략

엔씨소프트는 내년 대작 온라인게임 두 편을 나란히 선보일 계획이다. 상반기에는 액션 전투게임 ‘MXM’을, 하반기에는 온라인·모바일 겸용 대작인 역할수행게임(RPG) ‘리니지 이터널’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블레이드앤소울’ 이후 4년 만에 내놓는 온라인게임 대작이다. 윤 CFO는 “리니지 이터널은 당초 연말께 비공개서비스(CBT)를 계획했으나 개발에 차질이 빚어져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김 사장이 최근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으면서 본격적으로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김 사장은 최근 넥슨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44만주를 추가로 인수해 3년 반 만에 최대주주 자리를 되찾았다. 김 사장 지분은 11.98%다. 국민연금(11.76%), 넷마블게임즈(8.9%)가 2, 3대 주주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김 사장이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모바일 신작을 직접 테스트하며 각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며 “연말부터 신작을 출시하는 만큼 모바일 기업으로 변신하려는 엔씨소프트의 노력이 차츰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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