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현대자동차가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4일 론칭하면서 다음달 시장에 나오는 에쿠스 후속(G90·국내명 EQ900)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초대형 세단 에쿠스 후속의 소비자 반응은 사실상 제네시스 별도 브랜드의 시장 안착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앞서 선보인 2세대 제네시스(차명 G80 변경)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에쿠스 후속까지 고급차 시장에 자리매김하면 2개 차종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는 방침이다. 제네시스는 올 1~10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3만대 팔리는 등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전날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식에서 오는 2020년까지 총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제네시스 세단과 에쿠스 후속 외에 중형 세단, 중·대형 SUV, 고성능 스포츠쿠페가 더해지는 향후 5년 간을 제네시스 브랜드의 기본 틀을 완성하는 시기로 잡았다. 최근 단종된 베라크루즈 후속 역시 2019년 '제네시스 SUV'로 새롭게 나올 예정이다.
김필수 대 껜?교수는 "현대차가 10년 전부터 준비해 온 (현대·제네시스) 투 트랙 브랜드 발표는 고급차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렉서스(도요타)를 제외하고 인피니티(닛산)나 어큐라(혼다)는 큰 성공을 거두진 못한 만큼 현대차는 특화된 브랜드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렉서스를 출범한 해는 1989년으로 현대차의 제네시스가 26년 뒤진다. 후발주자인 제네시스가 브랜드 초기 시장에 안착하기까진 렉서스의 성공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렉서스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운영하는 만큼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개발도 추진된다.
에쿠스 후속은 동일한 디자인 패밀리룩을 얹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최고급형)으로 위용을 갖춘다. 국내 고급차 시장에선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올 1~10월 누적으로 벤츠 S클래스가 6719대 팔려 에쿠스(4412대)를 앞질렀다. 연말 출격하는 에쿠스 후속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의 본고장인 유럽에 제네시스 브랜드를 알려나가는 것도 향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에쿠스와 제네시스는 북미에서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으나 유럽에선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밀려 아직까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박재용 자동차 평론가(이화여대 연구교수)는 "한국인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고급 수입차 구매력이 늘고 있어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은 반드시 필요했다"면서 "현대차만의 아이텐티티와 감성을 자리잡아 간다면 향후 5~10년 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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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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