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니스 홍·로렌츠 카이저 등 청년들과 성공노하우 공유
창업·발명 아이디어 원천은 주위 세심하게 살피는 관찰력
두개 이상 외국어 배우고 최대한 많은 나라 다녀보라
[ 이현동/허란/임근호/홍선표 기자 ] “창업과 발명에 필요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나요?”(김경민 군·경기 청심국제고 1학년)
“주위를 살피는 관찰력이 중요합니다. 예전에 로봇에 들어가는 전선의 장력 조절이 안 돼 고민이 컸어요. 어느 날 거문고 현을 조율하는 친구의 모습을 봤죠. 거문고 조율기를 벤치마킹해 조절장치를 개발했습니다.”(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
데니스 홍 교수의 답에 학생들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홍 교수는 ‘로봇계의 다빈치’로 불리는 세계 로봇 공학의 권위자다.
‘차세대 영재 기업인과 세계적 리더의 만남’이란 주제로 5일 열린 오찬에는 홍 교수를 비롯해 5명의 글로벌 리더가 참석했다. 로렌츠 카이저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 법무담당관, 밀턴 첸 조지루카스교육재단 이사장 겸 선임연구원, 로버트 게호섬 전 인스티튜트오브플레이 대표, 마크 레서 SIY리더십연구소 소장 등이다. 이들은 “청년들의 빛나는 눈에서 미래를 이끌어나갈 가능성을 봤다”고 뿌듯해 했다. 자리를 함께한 청소년 30명은 KAIST와 포스텍이 각각 운영하는 차세대 영재기업인센터 학생 중 선발됐다.
◆꿈이 있다면 실패는 과정일 뿐
홍 교수는 ‘확고한 꿈’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작은 연구실에서 먹고 자며 매일 실패하고 있다”며 “꿈이 있는 사람에게 실패는 과정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첸 이사장은 “어렸을 때 한 번의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실패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을 기르는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또 폭넓은 관심사의 중요성을 제기했다. “미국 여성 최초의 우주인인 샐리 라이드의 어렸을 적 꿈은 테니스 선수였다”며 “지금 좋아하는 것과 앞으로 관심 분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조금씩이라도 관심을 가져보라”고 주문했다.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카이저 법무담당관은 “적어도 두 개의 외국어를 배우라”고 조언했다. 또 최대한 많은 나라를 다녀보라고도 했다. 세계 곳곳을 다니며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통해 글로벌 기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가 맞다는 확신을 얻었다”
학생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정보인 양(전남 광양여중 3학년)은 “회사를 꾸릴 때 인력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임정민 구글 서울캠퍼스 센터장은 “서로 다른 배경과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로 팀을 꾸리는 것이 좋다”며 “비판하는 팀원이 없다고 해서 ‘우리는 팀워크가 좋다’고 만족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오익 군(인천 원당고 2학년)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전자공학 분야에서 창업하고 싶다”며 “대학 입시에 매달리는 친구들을 보면서 흔들릴 때가 많았는데 오늘 자리를 통해 ‘내가 틀린 것이 아니다’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영재 기업인들은 ‘차세대 영재 기업인, 지식재산으로 미래를 주도하라’ 세션에 참석했다. 임 센터장과 김기준 케이큐브벤처스 파트너, 허제 N15 대표 등 연사들은 창업에 생각이 있다면 나이에 구애받지 말고 빨리 도전하라고 했다. 김 파트너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라고 여겼던 것이 실제 많은 사람도 하고 있는 생각일 수 있다”며 “성공하고 싶으면 남보다 빨리 실행하고, 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동/허란/임근호/홍선표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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