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박수진 기자 ] 모리스 옵스트펠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사진)는 5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이 과감하고 새로운 양적 완화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으로 활동하다 지난 9월 IMF로 자리를 옮긴 옵스트펠드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옵스트펠드는 이날 IMF 연례 연구콘퍼런스에 앞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전 세계가 디플레이션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나서 유례 없는 양적 완화 정책을 펼쳤지만 효과가 크지 않았다”며 “물가 상승률이 지나치게 낮은 현상이 지속되는 ‘로플레이션(lowflation)’으로 소비와 투자, 성장이 꺾이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양적 완화 정책으로 실업률은 떨어뜨렸지만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고, 일본은 아직도 장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EU는 세 번째 경기침체(트리플 딥 리세션)를 겨우 면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그는 이 같은 로플레이션 상황이 △신흥국 경제 둔화 △정부 부채 확대 △저금리 정책으로 인한 추가 금리 인하 여력 한계 등과 맞물리면서 세계 경제를 더 깊은 저성장의 수렁으로 밀어넣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금융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적 완화를 하더라도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채권 매입 등의 간접적인 방법 대신 장기적이고 직접적으로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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