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까만 창문, 촤르륵 돌아가는 슬롯머신, 바카라 테이블에 쌓인 칩 더미…. 전형적인 도박장 풍경이다. 특이한 점은 도박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연령이 80세라는 것. 이 시설은 도박장이 아니라 일본 요코하마 외곽지역에 있는 ‘카지노 스타일’ 노인요양시설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현지시간) 일본에 우후죽순 생겨나는 카지노형 요양시설에 대해 보도했다. FT는 부유한 노년층의 주머니와 정부의 요양시설 지원금을 겨냥해 이 같은 ‘라스베이거스형 요양시설(사진)’이 지난 1년 새 60곳이나 생겼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노인요양시설엔 여성이 많지만 카지노형 시설엔 남성이 더 많다. 허가받지 않은 도박장을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기 때문에 이들은 가짜 돈을 쓰거나 ‘오늘의 우승컵’을 수여하는 식으로 참가자에게 보상한다. 도박에 참여하기 전엔 혈압과 체온을 잰다.
일본 정부도 이를 장려한다. 일본의 80세 이상 고령자는 1000만명을 넘는다. 고령의 친족을 돌보느라 해마다 10만명가량이 경제활동을 그만두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이가 늘어나면 ‘돌봄인력’들이 다른 경제활동에 종사할 수 있어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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