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KIC 수장, 초유의 동시 공백 사태
"국민자산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 낸 안홍철 KIC 사장 "물러나겠다"
10년간 임기 채운 사장 1명뿐
홍완선 국민연금 CIO는 기재부 평가 1위에도 사퇴
[ 좌동욱 / 고경봉 기자 ]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기를 1년2개월 남겨 놓고 6일 정부에 사의를 밝혔다. 그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KIC 안팎에서는 “야당의 사퇴 공세를 더 이상 견뎌내기 힘겨웠던 것 같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도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해 안 사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후문이다. 안 사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폄훼했다는 이유로 임기 초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11억달러 더 벌고도 중도하차
안 사장의 중도 하차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금(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수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의 최고경영자(CEO)인 최광 이사장도 지난달 ‘기금운용본부장 월권 인사 파문’으로 자진 사퇴했다. 전문가들은 낙하산 인사 등 정부의 주먹구구식 인사관행과 자산운용전문기관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국민들의 자산관리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KIC는 지난해 역대 최고의 투자 성과를 냈다. 총자산수익률(통화바스켓 기준)이 10.03%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부여한 목표 수익률(벤치마크)을 131bp(1bp=0.01%) 웃돌았다. 지난해 KIC의 순자산(861억달러)을 감안하면 목표치보다 11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더 벌었다는 의미다. 2013년 안 사장 취임 전후 KIC의 초과수익률은 △2011년 -90bp △2012년 66bp △2013년 108bp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하지만 안 사장 사퇴는 이 같은 경영실적과는 무관한 이유로 결정됐다.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는 “안 사장 사례처럼 투자 성과나 기금 관리와는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CEO나 최고운영책임자(CIO)를 교체하는 것은 중장기 자산 운용에 큰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교체가 결정된 것도 투자 성과와는 무관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4년 기재부 기금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2013년엔 5위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과정에서 홍 본부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태 초기 복지부는 최 전 이사장에게 사실상 홍 본부장 유임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었다.
○해외는 성과 기준으로 임기 결정
업계는 두 기관 CEO의 잇따른 낙마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KIC를 상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자산 수익률에 부정적 영향"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 낸 안홍철 KIC 사장 "물러나겠다"
10년간 임기 채운 사장 1명뿐
홍완선 국민연금 CIO는 기재부 평가 1위에도 사퇴
[ 좌동욱 / 고경봉 기자 ]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임기를 1년2개월 남겨 놓고 6일 정부에 사의를 밝혔다. 그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KIC 안팎에서는 “야당의 사퇴 공세를 더 이상 견뎌내기 힘겨웠던 것 같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도 야당과의 관계를 고려해 안 사장 사퇴를 종용했다는 후문이다. 안 사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폄훼했다는 이유로 임기 초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11억달러 더 벌고도 중도하차
안 사장의 중도 하차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연기금(국민연금)과 국부펀드 수장이 모두 공석인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의 최고경영자(CEO)인 최광 이사장도 지난달 ‘기금운용본부장 월권 인사 파문’으로 자진 사퇴했다. 전문가들은 낙하산 인사 등 정부의 주먹구구식 인사관행과 자산운용전문기관에 대한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이 국민들의 자산관리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KIC는 지난해 역대 최고의 투자 성과를 냈다. 총자산수익률(통화바스켓 기준)이 10.03%로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부여한 목표 수익률(벤치마크)을 131bp(1bp=0.01%) 웃돌았다. 지난해 KIC의 순자산(861억달러)을 감안하면 목표치보다 11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더 벌었다는 의미다. 2013년 안 사장 취임 전후 KIC의 초과수익률은 △2011년 -90bp △2012년 66bp △2013년 108bp 등으로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하지만 안 사장 사퇴는 이 같은 경영실적과는 무관한 이유로 결정됐다. 전광우 연세대 석좌교수(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는 “안 사장 사례처럼 투자 성과나 기금 관리와는 무관한 외부 요인으로 CEO나 최고운영책임자(CIO)를 교체하는 것은 중장기 자산 운용에 큰 부작용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완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교체가 결정된 것도 투자 성과와는 무관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2014년 기재부 기금 평가에서 1위에 올랐다. 2013년엔 5위였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최광 전 국민연금 이사장을 물러나게 하는 과정에서 홍 본부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태 초기 복지부는 최 전 이사장에게 사실상 홍 본부장 유임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었다.
○해외는 성과 기준으로 임기 결정
업계는 두 기관 CEO의 잇따른 낙마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과 KIC를 상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로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