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일 '8언더 괴력' 하민송 2위
[ 이관우 기자 ] 고진영(19·넵스)이 프로 데뷔 후 일찌감치 첫 승을 올리며 스타로 떠오른 지난해, ‘데뷔 동기’ 오지현(19·KB금융그룹·사진)은 시드 유지를 걱정해야 했다. 상금 64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지옥의 시드전’을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시드전 4위로 올해 투어에 복귀한 오지현은 달라졌다. 25개 대회에 출전해 상위 10위권에 일곱 번이나 들었다. 지난 6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는 최고 성적인 5위를 기록했다. 친구 지한솔(19·호반건설)이 루키로 대회에 자주 얼굴을 비치면서 마음을 터놓을 말벗까지 생겼다. 자신감이 새록새록 커갔다.
경기 도중 표정 변화가 거의 없어 ‘포커페이스’로 불리는 오지현이 동기 고진영을 누르고 짜릿한 역전승으로 생애 첫 승을 장식했다. 8일 부산 기장군 해운대비치골프&리조트(파72·6591야드)에서 막을 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ADT캡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서다.
첫날 2언더파를 치며 공동 8위로 우승권 주변을 맴돈 그는 둘째날 5타를 줄이며 단숨에 昞?2위로 올라선 뒤 마지막날에도 7타를 더 줄여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찼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고진영(6언더파, 공동 4위)과는 8타 차, 8언더파를 친 하민송(19·롯데) 김보경(29·요진건설) 등 2위그룹과는 6타 차 압승이다. 우승상금 1억원을 챙긴 그는 총상금을 2억6807만원으로 늘려놨다.
3번홀(파3)에서 첫 버디를 낚아낸 오지현은 7번홀부터 10번홀까지 연속 네 홀 버디를 쓸어담으며 경쟁자들의 기를 꺾었다. 이어 15, 17번홀에서 두 개의 버디를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는 “빗속 경기를 좋아했는데 실제 비가 와 마음이 편했다. 감정적으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 노력했다. 쇼트 아이언 감이 좋았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날을 이븐파 공동 20위로 시작한 하민송은 이날 하루에만 버디 9개, 보기 1개로 8타를 줄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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