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은 기자 ]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저유가로 인한 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원유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다시 한번 밝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고위 관계자들이 FT에 “수요자의 요구에 맞춰 원유를 충분히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9일 보도했다.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아람코)의 최고경영자(CEO)도 “감산을 해야 한다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FT는 이에 따라 다음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회의(OPEC)에서도 사우디가 생산량을 동결한다는 기존 결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우디는 작년 11월27일 OPEC 회의에서 원유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량을 유지하자는 결정을 이끌었다. 셰일오일 공급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 그 후 유가는 급격히 떨어졌다. 작년 6월 배럴당 115달러에 달했던 유가는 최근 5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팔리 CEO는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라면 (셰일오일이나 심해유전 개발과 같은) 투자를 리스크 없이 할 수 있겠지만 사우디 정부가 그런 공짜 보험(고유가 유지 정책)을 들어주던 시기는 지났다”고 말했다.
유가가 내려가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원유 수출국은 재정이 급격히 악화됐다. 사우디의 올해 재정적자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른다. 사우디 정부는 이 때문에 예비비를 헐어 쓰는 한편 기간시설 투자를 미루고 정부 지출을 죄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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