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처음 쓴 골드만삭스, 브릭스펀드 손떼

입력 2015-11-09 18:00  

5년간 21% 손실…브릭스펀드 쓸쓸한 퇴장

러시아·브라질 경제 추락
중국 주춤…인도만 선전



[ 나수지/이상은 기자 ]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브릭스펀드 간판을 내렸다. 브릭스 투자 붐을 일으킨 ‘원조’ 운용사가 브릭스 경제를 장기적으로 어둡게 전망해 관련 펀드 운용을 접었다는 점에서 “브릭스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운용이 지난달 말 브릭스펀드를 없애 신흥시장펀드로 통합했다고 9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브릭스펀드는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5년간 21% 손실을 기록했다.

브릭스란 단어는 2001년 당시 골드만삭스운용 회장이던 짐 오닐이 처음 썼다. 그는 이들 네 개 신흥국이 2050년 세계 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10년간 세계 투자금이 이들 4개국으로 흘러들어갔다. 2010년이 정점이었다. 원자재값이 떨어지자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러시아와 브라질 경제가 수렁에 빠졌다. 중국은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내부에선 이미 몇 년 전부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시대가 끝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도미니크 윌슨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12월 보고서에서 “신규 노동력 공급이 줄면서 브릭스 국가의 성장 잠재력이 절정기를 지났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지난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낸 보고서는 “예측 가능한 미래에 (브릭스 펀드) 운용자산이 일정 수준 이상 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 브릭스펀드의 운용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9800만달러(약 1130억원)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5년 전에 비해 88% 줄었다.

인도를 제외한 브릭스 국가들의 경제 전망은 어둡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브라질과 러시아의 성장률을 -3%와 -3.8%로 예상했다. 대표적 산유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저유가 때문에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러시아의 재정적자 규모는 지난해에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었지만 최근 3.7%까지 불었다. 내년에는 GDP 대비 6.7%로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브라질 역시 올해 재정적자 규모가 정부의 공식 예상치인 518억헤알(약 18조89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큰 1199억헤알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다. 중국은 올해 7%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달성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인도만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개혁정책 등에 힘입어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몇 개 국가를 묶어 투자하는 전략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 브릭스 투자가 인기를 모으면서 나온 ‘민트(MINT:멕시코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터키)’ ‘비스타(VISTA:베트남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조어도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프랑스 자산운용사인 카미냑 제스티옹의 자비에르 오바스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현재 시장은 세계적인 추세보다 나라별 특수 요인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브릭스는 애초부터 상황이 다른 네 나라를 묶은 것이었기 때문에 브릭스 펀드의 몰락은 예견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수지/이상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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