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임원인사 초읽기…삼성은 대규모 감축, LG·SK는 승진 적을 듯

입력 2015-11-09 18:27  

삼성, 전자·중공업 쇄신 불가피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전담조직 강화
LG, 전자 실적부진 변수…신사업 중시 인사 가능성
최태원 회장 복귀한 SK…계열사 CEO 교체 최소화할 듯



[ 송종현/김현석/정인설/남윤선 기자 ] 재계의 연말 인사철이 다가왔다. LG그룹이 이달 말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도 연쇄적으로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 4대 그룹은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사업 재편 및 인수합병(M&A) 등으로 인사 요인이 발생해 중폭 이상의 임원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삼성, 임원수 대대적 감축 전망

삼성은 올해 대대적인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입원으로 인사폭이 최소화된 데다, 올해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 주력 계열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쇄신 인사가 불가피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를 통해 이재용 부회장 체제는 확고히 자리잡을 전망이다. 당초 인사가 앞당겨 발표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예년처럼 12월 첫째주 혹은 둘째주 발표가 유력하다. 올 들어 11월까지의 실적을 임원 인사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초미의 관심이다. 지난 3년간 임원만 300여명 늘린 삼성전자는 임원 1300명 중 20~30%를 줄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권오현 부회장, 신종균 사장 등 대표이사(CEO)들의 거취 변화도 거론된다. 워낙 임원 자릿수를 줄이는 탓에 임원 승진폭도 최소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합병을 통해 거대 조직이 된 삼성물산에서도 사장급을 포함한 대규모 인사가 예상되고 있다.

다만 그룹 미래전략실에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및 사업 재편 작업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등이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이 부회장도 승진하지 않을 게 확실시된다. 다만 일부 핵심 임원은 엘리엇 사태 등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직 규모도 소폭 축소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현대자동차, 부회장 승진자 나올까

현대자동차그룹은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인사를 발표한다. 올해 관전포인트는 부회장급 인사다. 한때 14명이었던 부회장 수가 현재 9명으로 줄어 부회장 승진자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인사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도 이미 수시인사를 통해 품질담당 신종운 부회장과 기아차 북미총괄인 안병모 부회장 등이 퇴진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현대·기아차의 중국 라인 문책 인사는 가능성이 낮다. 지난 8월 중국 사업의 CEO 인사가 단행됐고 지난달부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반등하고 있어서다. 대신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내놓으면서 인사를 통해 제네시스 전담팀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 전자 실적 부진이 태풍의 눈

LG는 매년 11월 초 계열사별 하반기 업적보고회를 마친 뒤 11월 말 인사를 단행한다. 올해도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4년),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5년),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3년) 등 주력계열사 CEO들이 3년 이상 회사를 맡아왔지만, 실적이 좋아 교체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관심은 LG전자다. 구본준 부회장은 2010년 10월부터 회사를 맡아 5년 넘게 이끌어왔다. ‘G3’ 등 히트작도 많이 내놨지만 올해 실적은 부진한 편이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급성장 중인 자동차부품사업과 에너지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어, 교체론은 시기상조란 분석이다. 각각 스마트폰과 TV를 맡고 있는 조준호 사장과 권봉석 부사장은 올해 임명돼 교체 가능성이 낮다. 가전부문의 조성진 사장은 올해 연이어 히트작을 내놓은 만큼 인사 대상에선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SK, CEO급 인사 여부에 촉각

최근 SK 주변에선 ‘예년보다 이른 11월에 대규모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았다. 그러나 인사는 일러야 12월 중순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게 SK 측 설명이다.

지난 8월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SK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CEO급 등 고위직에 대한 인사 여부다. 한때 “근속기간이 긴 CEO급 인사들이 연말 인사 때 퇴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그룹 안팎에서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작년 말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의 CEO를 50대 초·중반 위주로 바꾼 만큼 지금은 조직 안정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힘을 얻고 있다. SK 관계자는 “지난달 제주에서 열렸던 ‘CEO 세미나’에서 최 회장이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을 중심으로 위기 돌파에 주력할 것’을 주문한 만큼 CEO급 인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 인사 폭은 예년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적만 보면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에서 대규모 승진이 예상되지만, 해당 업종의 미래가 불투명해 ‘승진 파티’를 벌이기엔 부담스럽다는 분위기다.

송종현/김현석/정인설/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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