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 등 '4+4' 회동
의석 수·비례대표 비율 등 논의
[ 유승호 기자 ] 여야 지도부가 10일 만나 내년 4월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 획정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선거구 획정안의 법정 처리 시한이 오는 13일로 다가온 가운데 이 문제를 처리해야 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여야 대표가 담판을 통해 매듭을 짓기로 한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9일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같이 결정했다. 여야는 우선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정개특위 간사 간 ‘2+2 회동’을 하고, 이견이 좁혀지면 당대표와 원내대표까지 포함한 ‘4+4’ 회동을 통해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의원정수와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농어촌 지역구 유지 방안 등이 논의 대상이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정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에 넘기면 획정위는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 국회에서 의결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야 대표가 담판을 짓기로 했지만 정치권에선 지난 19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선거구 획정안을 법정 시한 내에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여야 간 이견도 크기 때문이다. 선거구별 인구 편차가 2 대 1을 넘어선 안 된다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거구를 조정해야 하지만 여야는 지역구·비례대표 비율 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의원정수 300석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역구를 현행 246석에서 252석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의원정수를 늘리거나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이병석 정개특위 위원장은 지역구를 260석으로 늘리고 균형의석 제도를 도입하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균형의석은 정당 득표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석 수를 보장하는 방안이다. 어느 당의 지역구 당선자가 2명, 정당 득표율이 5%이면 전체 의석(300석)의 2.5%인 8석을 채울 수 있도록 비례대표 의원 6명을 주는 식이다.
지역구 통폐합이 예상되는 지역 의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지역구 252석 방안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구는 10석 늘어나는 반면, 경북은 2석 줄고 강원 전남 전북 광주는 1석씩 감소한다. 이 위원장 중재안에서도 경북은 1석이 줄어든다.
정치 신인들의 불만도 높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어느 지역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출마 준비를 해야 할지 결정할 수 없어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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