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에 웨어러블 기기로 눈돌려
2018년 판매 1억대 넘을듯
LTE 지원 등 성능 개선에 안경·의류형 등으로 확산
[ 전설리 기자 ]
웨어러블(입는) 기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다양한 제품이 쏟아졌다.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기기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가는 추세다. 삼성전자 애플 등 세계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하고 성장세가 둔화하자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웨어러블 기기로 눈을 돌린 결과다.
올해는 웨어러블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원년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작년 460만대였던 스마트워치 시장이 올해 2810만대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안경 등으로 제품이 다변화해 2018년엔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이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웨어러블 개화 원년
2012년까지만 해도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은 30만대 수준에 머물렀다. 불과 2년 만에 15배 이상으로 커진 것이다. 내년 4810만대, 2017년 6430만대로 성장한 뒤 2020년 1억대를 돌파할 것으로 SA는 내다봤다.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을 개척한 주인공은 삼성전자다. 2013년 9월 첫 스마트워치 제품인 갤럭시기어를 내놓았다. 작년엔 기어2, 기어2네오, 기어라이브, 기어핏, 기어S 등 총 5종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했다. 2013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1년간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지난 4월 애플워치가 등장한 이후 전세가 역전됐다. 애플워치는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을 급속히 파고들었다. 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75.5%에 이른다. 올 2분기 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 530만대 가운데 400만대가 애플워치인 것으로 SA는 추정했다.
애플워치의 등장을 전후로 다양한 제품이 쏟아졌다. LG전자는 작년 구글 웨어러블 기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웨어를 처음 적용한 스마트워치 G워치를 내놓은 데 이어 원형(圓形)으로 디자인한 G워치R, LG워치 어베인 등을 잇따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기어S2로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일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한 기어S2는 휠을 돌려 조작하는 독창적인 사용자경험(UX)을 적용했다. 모토로라는 모토360을 내놨다. 샤오미는 2만원대 스마트밴드 미밴드를 선보여 세계 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제품 다양화와 더불어 디자인과 성능도 개선됐다. LG전자가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LG워치 어베인 2nd 에디션은 LTE(4세대 이동통신)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고도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웨어러블 기기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이유는 선풍적인 인기를 끈 대표 제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올해 들어 애플워치 미밴드 등 인기 제품이 나오자 시장이 본격 성장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의류·안경 등으로 다변화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 손목형 웨어러블 기기는 2019년까지 전체 웨어러블 기기의 70~80%를 차지할 전망이다. 제조업체 대부분이 손목형 제품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2020년 이후엔 더 다양한 제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모듈형·의류형 웨어러블 기기 등이 그것이다. 모듈형 웨어러블 기기는 클립이나 줄 등으로 제작돼 신체 어느 부위에나 착용할 수 있다. 셔츠 양말 모자 등에 칩을 장착하는 방식의 의류형 웨어러블 기기 시장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다봤다. 구글글라스 등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는 특정 산업 또는 기업용으로 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언 리스 IDC 이사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 초기엔 스마트밴드 등 간단한 기능을 갖춘 싼 제품이 많이 팔렸으나 최근엔 복잡한 기능을 제공하는 비싼 제품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킬러 콘텐츠 등) 이용자가 꼭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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