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중국 자본 반도체 진출 위협적…미래기술 개발 등 대응책 시급"

입력 2015-11-10 18:16  

[ 김현석 / 남윤선 기자 ]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사진)은 10일 “중국이 정부의 절대적 지원과 거대 자본을 앞세워 반도체에 진출해 국내 업체에 매우 위협적이며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영기업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11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낸드플래시업체 샌디스크를 우회 인수하는 등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성장산업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포럼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한국 반도체산업의 위기 진단 및 생존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그는 “중국은 조선 철강 석유화학산업을 서서히 잠식하고 있고 TV와 휴대폰에서도 빠른 속도로 맹추격하고 있다”며 “기민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등 향후 5년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향배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대비책으로 “메모리업계 최고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바탕으로 시스템반도체를 육성하고 미래형 자동차, 로봇, 바이오 등 미래산업과 연계한 기술 개발 및 시장 창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정부의 거시적 정책과 연구개발(R&D) 지원, 학계의 체계적 인재양성, 기업의 R&D와 경영혁신 등을 바탕으로 유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만 반도체업계가 중국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나서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대표적 반도체 기업들이 정부에 ‘중국 업체들이 대만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밍카이 차이 미디어텍 회장은 “중국 업체로 인해 세계 반도체 칩 공급망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며 “대만 기업이 중국 업체와 협력해 새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리스 창 TSMC 회장도 “중국 기업이 대만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대만 정부가 중국의 투자를 막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2000년대 초·중반 한국 메모리산업을 따라잡으려다 실패한 대만이 중국과 공동전선을 펴 재기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김현석/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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