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의 데이터텔링] 먼저 손 내밀면 술래인 나라

입력 2015-11-11 10:00   수정 2015-11-11 14:17

당신이 외로운 이유

'뉴스래빗' 데이터 스토리텔링 1회



[ 편집자 주 ] 데이터저널리즘(Data Journalism)이란 무엇일까요. '뉴스래빗'의 [데이터텔링]은 그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그 '오래된 미래' 속으로 첫 발을 내딛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1. 깜빡이는 데이터 이미지를 터치하면 출처 및 부가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 2. 배경 음악을 들으며 [데이터텔링]을 꼽씹어보세요.



오늘도 숨 가쁘게 하루를 달려온 당신. 잠들기 전 스마트폰으로 SNS를 둘러보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사람들 잘 놀고 잘 쉬고 잘 먹고, 잘 지내고 있군요.

스마트폰만 있으면 몇 시간 전 찍은 친구의 얼굴을 보는 건 일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시 누군가가 보고 싶은, 그런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올해 세계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발표한 '2015 삶의 질’ 보고서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화면 속 친구가 아닌 어려움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친구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주변에 마음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는 소외감도 느끼죠.

바쁜 업무에 치여 너무 많은 사람들을 잊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우리 한국인은 '일과 삶의 균형지수' 부분에서 OECD 36개국 중 33위로 최하위권입니다.

우리 가구당 순가처분소득 상승률(2009년~2013년)은 12.28%로 OECD 회원국 최상위입니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는 36개국 중 29위(- 5.80점). OECD 평균인 6.58점보다 12점 낮습니다.

물직적 가치는 풍요로워졌는데, 정신적 가치는 왜 점점 시들어갈까요. 언제가부터 우리는 "나부터 잘 살고 보자"는 생각에 빠져있습니다. 법을 지키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생각도 팽배합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1.2%가 ‘법을 지키면 손해를 본다’고 답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문가 4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선 무려 87.6%, 우리 국민 열 명 중 약 9명이 '법을 지키면 손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습니다.

치열한 사회 경쟁 속에서 신뢰의 가치는 점점 파괴되고, 공동체 문화는 붕괴되는 악순환이 빚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어둠은 짙고도 깊어 보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도시 슬로건으로 새로 발표한 'I. SEOUL. U'(아이 서울 유)에 쏟아진 비관적인 패러디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내가 너의 월세를 올리겠다", "내가 너에게 노력을 강요하겠다" 등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이미지는 자본과 힘을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 자를 억누르는게 일상이 된 도시로 그려집니다.

최근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신음하는 '헬조선' 청년들의 우울한 일상은 연일 언론에 대서특필되는 있습니다.

경쟁으로라면 세계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라. 서로 의지할 데 없는 국민, 공동체와 이웃, 동료를 신뢰하지 못하는 우리.

이웃도 사촌이라 부르던 우리 사회가 왜 이렇게 각박해졌을까요? 먼저 손 내밀어 줄 수는 없을까요?

대한민국은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술래가 되는 '눈치 게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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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김민성 기자, 연구= 이재근 한경닷컴 기자 rot011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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