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으로 변질된 미국 판타지 스포츠 '철퇴'

입력 2015-11-11 18:28  

드래프트킹스·팬듀얼 등 2곳
뉴욕주 검찰, 영업 정지 명령



[ 임근호 기자 ] 친구들끼리 재미로 즐기던 판타지 스포츠가 온라인 도박으로 변질되면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에서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판타지 스포츠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드래프트킹스와 팬듀얼이 10일(현지시간) 뉴욕주 검찰로부터 뉴욕주 안에서 영업정지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는 내부정보를 유출해 상금 배분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판타지 스포츠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 실제 선수들의 경기 기록과 통계를 기반으로 온라인에서 가상의 팀을 꾸려 다른 사람과 맞붙는 게임이다. 1950~1960년대에 스포츠 마니아들이 종이와 펜을 갖고 놀던 게임이 1999년 인터넷포털 야후가 판타지 스포츠리그를 열면서 온라인 게임으로 변신했다. 가장 인기가 높은 미식축구는 약 3000만명의 미국인이 즐기고 있다.

이용자는 구단주 겸 감독이 된다. 리그를 여는 사이트에 가입하면 10여개 팀으로 구성된 리그에 배치돼 온라인에서 가상 경기를 치른다. 선수 선발을 위한 드래프트, 영입과 방출, 경기전략 설정 등 실제 스포츠팀을 운영하듯 머리를 써야 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박과는 거리가 멀었다. 리그에 등록하기 위해선 돈을 내야 하고, 리그 우승자에게 상금이 돌아갔지만 거액은 아耉駭? 또 판타지 스포츠리그는 실제 종목 시즌(미식축구는 16주)에 맞춰 비교적 장기간 진행했기 때문에 사행성이 떨어졌다.

하지만 드래프트킹스와 팬듀얼 등 데일리 판타지 스포츠 업체가 리그 기간을 하루나 1주일 단위로 단축하면서 도박성이 강해졌다. 소수끼리 맞붙던 게임은 미국 전역에 걸쳐 수천명이 참가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용자는 5~100달러를 내고 등록해 우승하면 최대 100만달러까지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뉴욕주의 드래프트킹스 이용자는 50만여명으로 알려졌다.

■ 판타지 스포츠

이용자가 온라인에서 가상의 팀을 꾸려 스포츠 경기를 치르는 게임. 이용자가 택한 선수의 실제 게임 내용과 결과를 대입시켜 승패를 결정짓고 점수를 부여한다. 판타지스포츠협회는 최근 북미지역 이용자를 5680만명으로 추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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