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지은 기자 ] 삼성물산 리조트건설부문에 근무하는 박동영 책임(과장급·43·사진)은 2주에 한 번씩 장애아동의 수중재활 활동을 돕고 있다. 2008년에 시작했으니 벌써 8년째다. “직업 특성을 살린 재능기부를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선배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박 책임은 경기 용인 캐리비안베이의 여성 라이프가드(인명구조원)다. 1996년 운동처방사로 중앙개발(현 삼성물산)에 입사해 2006년 라이프가드로 직무를 바꿨다. 지금은 캐리비안베이 라이프가드 200여명 중 40%가 여성이지만 당시만 해도 여성 라이프가드는 흔하지 않았다. ‘여성인데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는 주변 우려에도 박 책임은 과감히 새 분야에 도전했다. 장애아동의 수중 재활치료를 돕기 시작한 것은 새 업무에 적응하고 2년이 지난 뒤였다.
지난달 21일에도 용인포곡초 병설유치원 특수학급에 다니는 일곱 살짜리 장애아동 세 명이 캐리비안베이를 찾았다. 박 책임은 아동들이 안전하게 물놀이할 수 있도록 자리를 지켰다. 그는 “장애아동은 외출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물놀이하는 기회가 소중하다”며 “물놀이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아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아동이 물놀이를 하다보면 잠시나마 굳어있던 몸 근육이 풀어지고 재활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뻣뻣하게 굳어 있는 아동을 돌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활동 초기에는 1주일 내내 몸살을 앓았다. 박 책임은 “안 그래도 아픈 아이가 행여 다칠까 긴장해서 그랬다”며 “지금은 소통 노하우가 생겨 편안하게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박 책임과 함께 수중 재활훈련을 한 장애아동은 80여명에 달한다.
그는 “예전에는 재능기부라고 하면 거창하게 뛰어난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직접 해보니 의지와 마음만 있다면 누구든 쉽게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이 활동에 소홀해지지 않는 게 나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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