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께 얇고 소비전력 줄여
내년 갤럭시S7에 적용키로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가 LTE 통신칩(모뎀)과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칩 등을 하나로 묶은 원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몇 년간 모뎀 CPU 등을 따로 만드는 투칩 전략과 뒤처진 모뎀 기술 탓에 AP시장에서 실패를 맛봤던 삼성이 3년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제품이다. 2012년 애플 AP 파운드리(수탁생산)를 포함해 30%에 육박했다가 작년 한 자릿수대로 떨어진 AP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나올 갤럭시S7 등에 탑재할 AP ‘엑시노스8 옥타(8890)’(사진)를 공개하고 연말 양산을 시작한다고 12일 발표했다.
AP는 PC의 CPU처럼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최대 60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첨단 LTE 모뎀과 삼성의 커스텀 코어, 캐시 메모리와 GPS 모듈까지 결합한 원칩으로 칩 크기를 줄였다. 그만큼 스마트폰을 얇고 작게 제작할 수 있다.
CPU의 엔진격인 코어는 그동안 영국 ARM의 설계대로 제작했으나, 이번엔 삼성의 자체 기술을 입혀 성능을 높였다. 그만큼 설계 기술에 자신이 붙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6에 들어간 엑시노스 7420에 비해 성능은 30% 높고 소비전력은 10%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칩은 삼성이 최초로 개발한 프리미엄급 원칩 AP다. 애플 AP를 수주해 실력을 쌓던 삼성은 2011년 독자제품 엑시노스4를 내놓고 AP시장에 진출했다. 처음엔 잘나갔다. 수탁 생산한 애플 물량을 포함해 AP시장 점유율이 20% 중반으로 40%대의 퀄컴을 쫓았다. 당시 삼성은 AP와 모뎀을 따로 쓰는 투칩 전략을 택했다. AP 기술이 더 빨리 발전하는 만큼 프리미엄 제품에선 투칩을 선호할 것으로 판단한 것. 하지만 퀄컴이 모뎀을 결합한 원칩 AP 스냅드래곤을 내놓자 시장 판도는 바뀐다. 원칩이 원가도 싸고 스마트폰을 얇게 제작하는 데 유리해서다. 삼성은 2012년 모뎀팀까지 꾸렸지만 원칩 기술 개발은 쉽지 않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마저 갤럭시S3 LTE 버전부터 엑시노스 대신 스냅드래곤을 택했다. 갤럭시S4, S5도 마찬가지였다. 삼성의 AP 점유율은 지난해 4%로 추락했다.
그러던 작년 말 삼성은 최첨단 14나노 공정에서 생산한 엑시노스7420로 발열 논란에 시달리던 퀄컴을 제치고 회생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이번에 원칩 AP를 내놓는 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엑시노스8은 원칩에 독자 개조한 코어까지 넣었다”며 “삼성의 반도체 기술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퀄컴 인텔 등과 겨룰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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