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시장 수요 늘어나며 고급차 시장 연평균 4% 성장
업계, 수익성 높아 투자 강화
현대차, 제네시스 브랜드 독립
GM·포드, 중국 마케팅 강화…아우디는 A8 자율주행차 계획
[ 정인설 기자 ] 지난해 고급차 판매량이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였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고급차 사업부문의 비중은 40%에 육박했다.
폭스바겐그룹만 놓고 보면 지난해 승용차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8%였지만 그룹 내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우디의 영업이익률은 10.1%였다. 일반차 5대 파는 것보다 고급차 1대를 파는 게 더 남는 장사였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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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고급차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대자동차가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선보인 데 이어 다른 프리미엄 업체들도 대규모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 업체들은 미국 고급차 시장을 공략하고 미국 회사들은 중국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고급차 시장, 대규모 투자 경쟁
고급차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곳은 독일 프리미엄 업체들이다. 아우디는 신차 및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9년까지 5년간 240억유로(30조원)를 투자한다. 2017년 대형 세단인 A8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BMW는 영국 공장에 7억5000만파운드(약 1조3000억원)를 투자하고 중국 공장에선 향후 6종의 중국 맞춤형 차량을 내놓는다. 메르세데스 벤츠도 중국에 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해 중국 전략형 모델 개발에 들어갔다. 또 30억유로(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해 독일 공장의 설비를 교체해 생산성을 끌어올리기로 했다.
볼보는 5억달러(약 5800억원)를 투자해 미국에 공장을 처음 짓는다. 2018년부터 연간 10만대 이상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렉서스도 미국 고급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켄터키 공장 라인을 증설하고 판매망을 늘리기로 했다.
미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포드의 고급차 브랜드인 링컨은 중국 사업을 키우기 위해 18개인 중국 판매망을 내년까지 60개로 늘리기로 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고급차 브랜드인 캐딜락은 앞으로 5년간 7종의 신차를 중국에 내놓는다. 이를 통해 중국 내 연간 판매량을 22만대(지난해 기준)에서 50만대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제네시스는 10년간 준비 작업을 통해 다음달 EQ900을 출시한다. 2020년까지 중형 및 대형 세단, 중형 및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등 6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4년 후 1000만대로 커지는 고급차 시장
글로벌 고급 ?시장은 일반 승용차 시장에 비해 훨씬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IHS는 지난해 833만대였던 세계 고급차 판매량이 내년에 924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고급차 시장은 연평균 4%씩 성장해 2019년 1033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까지 인도와 러시아 고급차 시장은 연평균 각각 15%, 11%씩 커지고 브라질(9%)과 중국(5%)도 세계 평균보다 높을 것이라는 게 IHS의 예상이다. 같은 기간 고급차를 제외한 일반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3%에 그친다.
고급차는 수익성이 훨씬 뛰어나다.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3.9%였지만 고급차 업체들의 이익률은 그보다 2배나 높았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와 BMW, 도요타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모두 8%를 넘었다. 이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의 고급차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폭스바겐그룹 내에서 고급차 브랜드(아우디, 포르쉐, 벤틀리)의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42%에서 지난해 54%로 12%포인트 상승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세계 고급차 시장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고려하면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통해 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것은 적절한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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