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서울 면세점 2차 대전에서 두산과 신세계디에프가 새로 면세점 특허(영업권)를 획득했다. 롯데면세점은 본점인 소공점을 수성했으나 월드타워점은 두산에 뺏겼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면세점의 특허를 신세계디에프에 내줬다. 신세계디에프는 기존에 운영하던 부산 시내 면세점 특허도 재승인 받았다.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14일 충남 천안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3곳과 부산 1곳 등 4곳의 시내 면세점 특허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후속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들은 영업 개시 시점부터 특허가 부여되고, 이후 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게 된다.
◆ 신세계·두산, 서울 입성…남대문·동대문 면세점 시대
두산과 신세계가 서울 지역에서 새로 면세점을 운영하게 됐다. 이에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롯데·신라'의 양강 구도가 재편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신세계는 재수 끝에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면세점을 조성하게 됐다.
명동에서 남대문시장, 남산까지 이어지는 '면세관 ㅊ㎷?#39;를 조성한다는 복안으로 '3강 체제' 실현을 위한 초석을 닦게 됐다.
본점 신관과 메사 빌딩까지 면세점 부지로 내놓으며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신세계는 중구 본점 신관과 메사빌딩에 연면적 3만3400㎡ 규모 면세점과 관련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사회공헌 및 상생 사업에 2700억원을 투자하고 남대문을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 지역 시내 면세점은 특허를 재승인받고 입지도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센텀시티로 옮겨 사업 확장에 힘을 받게 됐다.
두산은 올해 말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획득, 면세점 사업을 시작한다.
이에 동대문 지역에도 면세점이 들어서게 됐다. 동대문 지역은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입찰 당시 참여기업 21곳 중 8곳이 후보지로 선정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유치에 실패한 지역이다.
두산은 지역상생 및 K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콘셉트로 한 면세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가 많이 찾지만 체계적인 마케팅 부재 등으로 예전 같지 않은 만큼 동대문 골목상권을 위해 힘쓴다는 전략이 점수를 땄다.
두산은 상생 차원에서 전체 영업면적의 40%를 국산품에 할당하고, 5년간 영업이익의 10%를 기부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한밤중에도 쇼핑객이 몰리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심야 면세점 운영도 검토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는 두산이 면세점 사업 진출로 최근 중공업 분야의 부진 속에 새로운 수익 창출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뺏겨…SK네트웍스 워커힐 23년만에 문닫아
국내 면세점 시장의 '절대 강자'인 롯데면세점은 소공점을 지켰지만 월드타워점은 잃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면세점을 '서비스업계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5년간 쌓은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특허 심사 기간 중 불거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과 독과점 논란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업계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이에 호텔롯데의 상장,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호텔롯데 매출총이익의 85% 이상을 면세점 사업에서 거둔 만큼,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로 기업가치에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은 결과에 승복하고 월드타워점 직원과 협력사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소공점 등 나머지 면세점을 더욱 잘 운영해 세계 1위의 면세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계기로 삼겠다"며 "월드타워점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 안정은 물론 신뢰 관계를 맺어온 파트너사가 이번 일로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는 워커힐 면세점 특허를 잃으면서 사실상 사업을 접게 됐다. 이에 서울 광장동 워커힐 면세점이 23년 만에 문을 닫는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매출과 낮은 접근성이 약점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네트웍스는 동대문 지역에서도 신규 면세점을 신청했지만 두산에 밀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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