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연쇄 테러] IS, 공연장·축구장·식당서 무차별 '학살'…'파리판 9·11 테러'

입력 2015-11-15 18:35  

피로 물든 13일의 금요일…최소 129명 사망

바타클랑 극장 최대 피해

AK 소총 무장한 4명 난입
3시간 동안 90여명 살해

왜 파리였나

올랑드의 IS 공습에 반발
인구 8% 무슬림, 정부에 불만



[ 박종서/박해영 기자 ] 지난 13일 밤 9시20분(현지시간). 프랑스와 독일의 친선 축구경기가 한창이던 파리 접경 도시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 축구 경기장 인근에서 굉음이 울렸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자살폭탄 테러였다. 축구장 주변 자살폭탄 테러는 10분 뒤와 33분 뒤에 두 차례 더 이어지면서 무고한 시민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테러범들은 파리 경찰의 검색에 걸려 8만여명이 운집한 축구 경기장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테러가 발생하자 경기를 관람 중이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급히 자리를 떠났다.

◆파리 시내 6곳에서 자살폭탄 테러

축구장 테러는 시작에 불과했다. 여덟 명으로 구성된 테러범들은 3개 그룹을 구성해 파리를 중심으로 여섯 곳에서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 공격을 자행했고 최소 129명을 살해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5일 “부상자는 352명으로 이 가운데 100여명이 중상을 입어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피해가 가장 큰 곳은 파리 시내 11구 볼테르가(街)에 있는 공연장 바타클랑 극장이었다. 축구장에서 자살테러가 벌어지던 시간, AK-47 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 세 명이 극장에 난입했다. 극장에는 1500여명이 미국 록밴드 이글스오브메탈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AF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관중들은 처음에 ‘탕탕탕’하는 테러범들의 총격을 ‘폭죽’으로 오인했으나 곧바로 공연이 중단됐고 참혹한 살인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목격자들은 테러범들이 끊임없이 총을 재장전하면서 거의 15초 간격의 총격을 자행했다고 증언했다. 테러범들은 “신은 위대하다, 시리아를 위해”라고 외치면서 “움직이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인질이 움직이거나 휴대폰이 울리면 곧바로 목숨을 빼앗았다. 프랑스인들을 집중적으로 살해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테러범들은 약 세 시간 동안 9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테러범 세 명은 폭탄으로 자살했고 한 명은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테러범들의 총기 난사는 바스티유광장, 파리공화국광장 인근 식당과 길거리에서도 자행됐다. 파리 시내 10구 캄보디아 식당 ‘프티 캉보주’와 11구 샤론가의 카페 ‘벨 에퀴프’, 일본 식당, 퐁텐 오 루아가의 피자집 등에서 공격이 이뤄졌다. 거리와 식당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0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스의 反IS 움직임에 대한 불만

파리에서 테러가 발생한 이유에 淪?외신들은 그동안 프랑스가 보여온 ‘반(反)IS’ 움직임에 대한 공격으로 진단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2년 11월13일 시리아 반군인 시리아국가평의회(SNC)를 시리아의 과도정부로 인정했고 최근에는 IS를 대상으로 한 시리아 공습에 가담하기도 했다. IS는 “여덟 명의 형제들이 프랑스를 공격했다”며 “프랑스는 무슬림을 공격하고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하는 데 앞장섰다”고 비난했다. 영국 BBC방송은 “유명 관광지가 아니라 파리 시민들이 모여 있는 장소를 테러 대상 지역으로 삼은 것은 프랑스에 대한 직접적 공격으로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음달 파리에서는 120개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기후변화협약회의가 열릴 예정이어서 테러의 영향력을 과시하는 데 유리하다는 계산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러 일이 서양에서 불길한 날로 불리는 ‘13일의 금요일’로, 상징성을 극대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 무슬림 이민자가 많고 상당수가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됐으며 과격화하는 경향이 생긴 것도 대형 테러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테러 사건의 프랑스인 용의자 신원은 파리 교외에 거주하는 알제리계 이슬람 신자 이스마엘 오마르 모스테파이(29)로 밝혀졌다. 프랑스는 무슬림 인구가 600만명에 달해 전체 인구의 8%에 육박한다.

프랑스 국민은 IS의 테러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갖고 있는 관계자가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14일 “이번 테러는 IS에 의해 계획된 전쟁 행위”라며 “프랑스는 IS의 야만인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박종서/박해영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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