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유통 노하우 신세계 가세…롯데·신라와 '면세점 빅3' 격돌

입력 2015-11-15 18:53  

서울 면세점 입성한 신세계·두산

신세계 "첫 해 1조5000억 매출" 공격적 목표
롯데, 5분거리에 강력한 경쟁자 등장 '초긴장'
신라·두산, 동대문 상권 쟁탈전 치열할 듯



[ 김병근 기자 ] 유통 강자 신세계의 가세로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롯데와 신라가 양분해온 서울 시내면세점 시장이 롯데·신라·신세계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가 85년간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워 적극적인 공세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0년 숙원 푼 신세계

신세계는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로 그룹의 20여년 숙원을 풀게 됐다. 신세계는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되면서부터 면세점 사업에 관심을 둬왔다. 1990년대 중반 롯데면세점이 일본 관광객 특수를 누리는 것을 보면서 높은 성장성을 예감했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2000년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하나를 추가로 허용했지만 연이 닿지 않았다.

절치부심하던 신세계는 2012년 9월 부산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며 면세점 시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어 2013년 7월 김해공항면세점, 올해 2월 인천공항면세점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신세계의 면세점 법인인 신세계디에프의 성영목 사장은 “품격 있는 대한민국 대표 면세점을 만들어 경제적 파급효과를 최대화하겠다”고 말했다.

◆긴장하는 롯데와 신라

신세계는 내년 5월께 영업 시작 후 첫 1년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지난해 시내면세점 1, 2위인 롯데 본점과 신라 매출이 각각 1조9763억원(점유율 45.4%), 1조1521억원(26.5%)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인 목표라는 게 업계 평가다. 면세점 시장이 기존 롯데와 신라 2강 체제에서 신세계를 포함한 3강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롯데는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월드타워점을 빼앗겨 시장 지배력 약화가 우려되는 데다 ‘불 같은’ 상권 내에 강력한 경쟁자까지 등장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 본점과 도보로 5분 거리에 있어 롯데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업계 2위 호텔신라도 신세계의 진출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로서는 점유율이 낮아진 데다 현대산업개발과 면세점 합작사 HDC신라를 등에 업은 신라 외에 신세계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며 “신라도 2위를 안심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상권 경쟁 치열해질 듯

면세점 간 상권 쟁탈전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세계는 명동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과 인근 메사빌딩에 면세점을 열고 명동, 면세점, 남대문을 하나의 관광벨트로 묶어 서울 도심을 일본 도쿄 긴자, 미국 뉴욕 맨해튼 같은 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동대문 두타빌딩을 앞세운 두산은 “명동 일변도의 관광자원을 다변화하겠다”며 동대문 상권 육성에 나서고 있다. 동대문 상권과 연계해 ‘K스타일 타운’을 조성하고 한밤에도 쇼핑객이 몰리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심야 면세점’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명동 상권에서 롯데와 신세계, 동대문 상권에서는 신라와 두산 간 맞대결이 예상된다.

지난 7월 신규 특허를 획득한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각각 용산과 여의도를 새로운 관광 중심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롯데는 월드타워점 대신 삼성동 코엑스점의 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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