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면 그만' 정정공시에 투자자 혼란…수백억 이익, 하루 아침 적자로

입력 2015-11-16 11:28  

[ 박상재 기자 ]
일부 상장 기업이 실적 공시를 연이어 번복하는 탓에 투자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수백억원대의 영업이익이 하루아침에 손실로 뒤집히고, 이익 증감율이 증가에서 감소로 바뀌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지난 5일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을 기존 47.7%에서 60.5%로 정정했다. 공시 정정 이유는 단순 표기 오류였다.

영진약품도 3분기 실적 공시에서 작년 동기 대비 당기순이익 증감율을 14.8%에서 -14.8%로 고쳤다. '- 부호'를 빠뜨렸다는 게 정정 이유다.

이렇게 표기 오류나 계약 해지 등을 이유로 실적 공시를 다시 내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은 실적이 흑자에서 적자로 바뀌기도 했다. 기존 공시만 믿고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일인 셈이다.

투자경력 10년의 한 개인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외국보다 기업들에 대한 정보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투자를 할 때 가장 먼저 살펴보는 것이 공시"라며 "실적 공시가 뒤늦게 바뀐 것을 확인할 때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846억원의 영업이익을 작년 동?대비 적자 전환한 100억원 영업손실로 정정했다. 당기순이익도 기존 505억원에서 적자전환 한 251억원 순손실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미국 PDC사(社)가 드릴십 1척에 대해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나오고 9일이 지난 뒤였다.

현대중공업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달 30일 3분기 영업손실이 6784억원이라고 공시했다가 뒤늦게 정정했다. 회사 측은 4일 뒤 "노르웨이 발주처가 반잠수식 시추선의 계약을 해지 통보했다"며 "영업손실이 897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적 공시는 공정공시 대상 정보로 매 분기가 끝난 뒤 45일 이내에 공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상장 기업들은 이 기간 내 잠정 실적을 발표하고 이후 외부인 감사를 받은 확정 실적을 내놓는다.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확정 실적도 잠정 실적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외부인 감사 외에도 단순 표기 오류나 계약해지 등 다양한 이유로 기존 실적공시를 고치고 있다. 실적 정정공시의 경우 수정 범위나 기간에 아무런 제한이 없어서다.

실제 기업들이 임의대로 정정해도 제재 조치를 받지 않는다. 상장공시위원회가 1년에 한 번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허위나 거짓으로 판단될 경우에만 조치에 나설 뿐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단순 기재 오류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은 하고있지 않다"며 "고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상장공시위원회를 통해 사안의 중대성과 과실 정도를 심사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대책을 만들기는 어렵지만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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