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테러'로 중동 원유 공급 차질빚나…국제유가 '들썩'

입력 2015-11-16 14:42  

[ 권민경 기자 ]

'파리 테러'가 서방국의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보복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번 테러로 서방국의 IS 공습이 본격화될 경우 원유 공급에 차질을 줄 수 있단 점 때문에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러 발생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고 있어,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며 당분간은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분 기준으로 국제유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WTI는 전 거래일보다 0.86% 올라 배럴당 41.09달러에 거래 중이고, 브렌트유 역시 1.15% 상승한 44.9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주만 해도 국제유가는 주간 기준으로 11주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공급과잉 우려가 부각된 탓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지난 13일(현지시간)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42% 하락한 배럴당 40.74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은 장중 40.22달러를 기록해 지난 8월 27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도 8.02% 급락해 8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런던 ICE선물시장에서 북해산 브렌트유의 내년 1월 인도분 역시 같은 날 1.59% 하락한 배럴당 44.4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 한 주간 8.03% 밀려 지난 3월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파리에서 최악 테러가 발생한 데 이어 프랑스가 이에 대한 보복으로 IS 심장인 시리아 '락까'를 공습하면서 국제유가 흐름이 달라졌다.

프랑스 국방부는 전날 전투폭격기 10대를 포함한 전투기 12대를 동원해 락까에 총 20차례에 걸쳐 폭탄을 투하했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IS 사령부와 신병 모집소, 무기 창고를 첫 목표물로 파괴했고 이어 테러리스트 훈련소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프랑스의 락까 공습으로 서방국의 IS 공습 작전이 보다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프란스 티머만스 유럽연합(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EU에 남은 유일한 대안은 전쟁"이라며 "EU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터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독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 정상들과 별도로 만나 IS 대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테러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국제유가도 상승 영향을 받고 있다"며 "최근 급격한 하락에 따른 기술적인 반등도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파리 테러 이후 유럽과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되면 국제유가에 가해지는 상승 압력도 높아질 것"이라며 "달러화와 금값도 테러에 따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현 상황에서는 서방국의 IS 공습이 본격적인 전쟁으로 확산될 지 알수 없기 때문에 국제유가 향방에도 불확실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테러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면 위험자산인 국제유가는 오히려 하락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러로 인해 위험자산인 유가는 하락 위험에 노출됐다"면서도 "서방과 IS간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승 압력도 동시에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손 연구원은 "프랑스의 락까 공습이 전쟁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흐름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40달러 부근에서의 기술적 저가 매수 강도도 주가 향방을 결정할 주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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