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형 건설부동산부 기자) “수능이 어려워지면 사교육 1번지인 대치동 주택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주말 만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공인중개사 김모씨는 “올 겨울 대치동 아파트 매매 수요는 물론 전·월세 수요도 작년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수능은 국어와 영어, 수학 과목마다 고난도 문제가 2~3개는 포함됐다는 게 교육계의 분석이다. 작년의 경우 주요 과목 대부분이 쉽게 출제돼 ‘물수능(매우 쉬운 수능)’ 논란이 있었다.
올해 수능은 전통적인 사교육 과목인 문과생의 경우 국어와 수학, 이과생은 영어와 과학탐구 성적이 상위권 진입 여부를 가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학원이 밀집돼 사교육 인프라가 좋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상대적으로 수능이 쉬웠던 지난해의 경우 이들 교육 특구 지역 아파트 매매와 전·월세 가격이 큰 변동이 없었다. 양천구 목동의 공인중개사 최모 씨는 “작년에는 전세 물량이 워낙 부족하다보니 일부 가격 상승은 있었지만 교육 수요에 따른 시장 변화는 없었다”면서 “어려운 수능으로 학부모들이 사교육을 찾으면 교육 여건이 좋은 지역 아파트 전·월세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추진중인 노후 아파트로 대치동에서 상대적으로 전·월세 가격이 저렴한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서울 재건축 아파트 분양가 인상에 따른 가격 상승까지 겹쳐 올 겨울 전·월세 대란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 매매시세와 전세시세는 각각 10억원과 4억6000만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00만원 가량 뛰었다. 수리가 잘 된 아파트의 경우 전세 시세가 최고 5억5000만원에 달한다는 게 인근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통상 수능이 끝난 뒤에는 학군 이주 수요 등으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일대 전셋값이 올랐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셋째주의 이들 3대 학군 지역 전셋값은 수능(11월13일)이 치러진 11월 둘째주와 비교해 상승했다. 대치동이 있는 강남구는 이 기간 0.99%로 상승률이 1%에 육박했고, 목동이 소재한 양천구는 0.62% 뛰어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세금 오름세(0.54%)를 웃돌았다.
중계동 학원가로 유명한 노원구도 0.3% 올라 서대문구(0.08%)와 마포구(-0.05%) 등 다른 강북지역을 압도했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대치동과 목동, 중계동 등 3대 학군 지역은 수능을 앞둔 고교 수요는 물론 초,중교 학군 수요도 풍부한 곳”이라며 “교육여건은 교통과 편의시설과 함께 집값에 영향을 주는 3대 요소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끝)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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