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슈퍼 개미 반란' 잇단 실패로

피에스엠씨·크린앤사이언스
경영권 관련 소송 잇단 기각
법적요건 못 갖춘 '공격' 제동


[ 정소람 / 김인선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6일 오후 3시51분

상장사 경영진을 상대로 한 소액주주와 ‘슈퍼 개미’의 경영권 공격이 실패로 끝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 엘리엇의 공세 이후 소수 지분을 가진 주주들이 적극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나서고 있지만 무리한 공격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피에스엠씨를 상대로 경영권 분쟁 소송을 제기했던 투자회사 리차드앤컴퍼니는 최근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바꿨다. 이 회사는 지난 5월부터 피에스엠씨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12.19%로 확대했다. 현 경영진에 임원 교체와 재무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자 6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등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법원은 최근 리차드앤컴퍼니가 제기한 이사회 의사록·장부 열람 허용,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가처분을 모두 각하 또는 기각했다. 이 재판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민사1부는 서류를 긴급히 열람할 필요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주식 보유 기간이 6개월에 미치지 못해 장부 열람권이 없다고 판단했다.

피에스엠씨의 한 소액주주는 “장기 경영보다는 단기 이익을 좇아 들어온 세력으로 보는 주주들이 많았다”며 “법적 요건도 갖추지 못한 무리한 소송을 하다가 패했다”고 말했다.

‘슈퍼 개미’ 최용건 씨가 이끄는 투자사 엔지케이파트너즈는 상장사 크린앤사이언스를 상대로 경영권 공격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신일산업도 지난해부터 마일즈스톤인베스트먼트가 제기한 적대적 M&A 시도에 휘말렸으나 지난 3월 법적 소송이 취하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소액주주 및 슈퍼 개미들의 반란이 잇따라 실패로 돌아간 것은 경영진에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명분 없이 차익만을 노리고 접근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법원에서도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적대적 M&A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에서는 장부 열람 등이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을 위해 긴급히 필요한지를 꼼꼼히 따진다”며 “회사의 장기 가치를 고려한 정당한 경영 참여만 인정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소람/김인선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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