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전 노하우와 기술력 제네시스·N에 적용키로
[ 박준동 기자 ]
현대자동차가 15일(현지시간) 영국에서 끝난 2015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시즌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위에서 한 계단 올라섰으며 출전 2년 만에 선두권 진입에 성공했다. 현대차는 WRC에서 얻은 노하우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 제작에 충분히 적용할 계획이다.
WRC는 포뮬러원(F1)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터스포츠 경기 중 하나다. F1이 특수제작된 경주용 차로 서킷을 돌아 순위를 결정하는 데 비해 WRC는 양산차를 기반으로 제작된 랠리카로 포장 및 비포장도로를 달려 점수를 매긴다.
아스팔트 도로뿐 아니라 자갈밭, 빙판길, 고산지대 등이 대회장이기 때문에 웬만한 양산차 업체는 참여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도요타도 2017년 참가를 목표로 이제 테스트용 랠리카를 제작했을 정도다.
올해 13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현대차가 종합 3위를 차지했지만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2000년 처음으로 WRC에 출전했으나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2003년 철수했다. 투자비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는 혹평도 받았다.
현대차는 수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2년 9월 복귀를 선언하고 같은 해 12월 독일에 현대모터스포츠법인을 세웠다. WRC 51회 우승 경험이 있는 프랑스인 레이서 미셸 난단을 2013년 1월 총감독으로 선임하고 WRC팀을 구성했다. WRC팀은 3도어 소형 헤치백인 i20를 기본으로 1.6L 터보차저 엔진을 탑재한 랠리카를 제작했다. 300마력에 6000rpm의 고출력 자동차가 나왔다.
현대차는 처음 출전한 지난해 독일 랠리에서 첫 1위를 기록했다. 멕시코, 포르투갈, 폴란드 등의 랠리에서도 부문별 1~2위를 했다. 지난해 종합 순위는 4위. 올해는 초반부터 폭스바겐, 시트로엥과 함께 선두권을 유지하며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여 3위 달성에 성공했다.
최규헌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은 “내년에 출전할 차세대 i20 랠리카의 테스트가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만큼 내년엔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WRC 경험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및 고성능 브랜드 N 개발에 큰 보탬이 된다고 전했다. 랠리카 제작에서 경기 출전으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이 제네시스 개발 등에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법인장은 “랠리카는 고출력 자동차지만 출력만으로 성적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차의 내구성이나 밸런스 등이 모두 어울려야 좋은 성적이 나오며 대회를 통해 이런 노하우가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버풀=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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