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예보 정확도 93%인데…잠 못드는 예보관들

입력 2015-11-1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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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은 요즘…

한국 수치예보 정확도 세계 6위…미국·일본과 비교해도 큰 차이 없어
이상기후 잦은 탓 예측 어려워…슈퍼컴 있어도 예보관이 결정
"국민 기대심리 조금 낮췄으면…"



[ 강경민 기자 ] 기상청 예보관들은 올겨울을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17년 만에 찾아온 슈퍼 엘니뇨 현상 등 이상기후가 계속되면서 며칠 뒤의 날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으로 찬 대륙성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돼 정확한 기온 예측이 쉽지 않다. 예보관 출신 고위 관계자는 “열 번 중 아홉 번은 맞고 한 번만 틀리면 ‘오보청’으로 낙인찍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한국의 수치예보 정확도는 세계 6위다. 단기예보(향후 1~2일 예보) 정확도는 92~93% 수준이다. 열 번 중 최소 아홉 번은 내일과 모레 날씨를 정확하게 맞힌다는 뜻이다. 향후 5~7일 예보를 뜻하는 중기예보도 85% 수준에 달한다. 미국 일본과 비교해도 예보 정확도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매년 열리는 국정감사에선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항상 나온다. 지난달 열린 국감에서도 여름철 기준 기상청의 장마 강수 예보 정확도가 27.9%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은 날을 맞힌 확률이 계산에 포함되지 않아 정확도가 낮게 나왔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똑같은 기준으로 산정한다면 미국의 예보 정확도는 30%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한반도 기후가 점차 아열대화되고 이상기후 현상이 자주 찾아오는 것도 정확한 예보를 힘들게 하는 원인이다.

슈퍼컴퓨터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적지 않다는 것이 기상청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슈퍼컴퓨터에 관측자료를 입력하면 모델링 작업을 거쳐 결과를 도출해 낸다.

하지만 초기 입력값인 관측자료가 정확해야 하는 데다 컴퓨터의 수많은 산출 결과를 해석하는 건 예보관의 역량에 달려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슈퍼컴퓨터를 거쳐 나온 다양한 시나리오 중 기상청 총괄예보관 네 명의 회의를 거쳐 최종 선택된 예보가 국민들이 접하는 공식 예보다. 기상청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의 기대 심리를 조금만 낮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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