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한국 수필문학의 원로인 맹난자 씨(73·사진)가 새 수필집 《본래 그 자리》(북인)를 펴냈다. 17일 서울 인사동에서 만난 작가는 “지금까지 문학을 통해 슬픔과 고통을 이겨내는 길을 찾아왔다”며 “살면서 마주쳤던 여러 질문에 대해 나름대로의 답을 만든 셈”이라고 말했다.
2002년부터 5년 동안 수필 전문지 ‘에세이문학’ 발행인과 한국수필문학진흥회장으로 일한 그는 역사 속 인물들의 죽음을 다룬 《삶을 원하거든 죽음을 기억하라》(우리출판사), 작가들의 묘지를 답사한 《인생은 아름다워라》(김영사) 등 여러 기행문과 에세이를 써왔다. 수십년 동안 종교와 철학, 인류학, 우주과학 등 여러 분야의 명저를 섭렵한 그는 오랫동안 심취했던 ‘주역’과 ‘금강경’을 토대로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일상을 넘어선 삶과 우주에 관한 고뇌로 읽힌다. 넓은 범위를 담으면서도 깊은 통찰로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도 미덕이다. 맹씨는 “소설이 인물, 시가 언어를 그릴 때 수필은 마음을 비춘다. 수필은 고백의 문학이자 자기 치유의 문학”이라며 수필의 매력 ?설명했다.
수필집 제목은 그가 오랫동안 몰두한 화두다. 본래의 자리는 태어나서 돌아가야 할 곳, 죽음을 뜻한다. 종교의 목적을 ‘죽음에 대한 구원’이라고 정의한 그는 “예수는 부활로 영생을 약속하고, 붓다는 죽음이라는 현상을 넘어 영원히 죽지 않는 깨달음을 설파했다”며 “각 종교에서 보는 죽음과 에피쿠로스, 토머스 칼라일, 몽테뉴 등 서양 철학자들이 바라본 죽음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긴 고민 끝에 깨달은 삶과 죽음의 이치를 불교와 주역으로 풀어냈다.
“사람이 세상을 떠나면 ‘돌아가셨다’는 표현을 쓰는데 과연 어디로 돌아간 것일까요. 생명은 수명이 있지만 자연 전체로 보면 순환이기에 이 또한 순환의 과정으로 볼 수 있지요.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니까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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