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타워 면세점 뺏긴 호텔롯데, 신용등급도 '위협'

입력 2015-11-18 11:39   수정 2015-11-19 10:44


호텔롯데가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영업권) 소실로 신용등급도 위협받고 있다. 최근 재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기업공개(IPO)가 실패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호텔롯데의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롯데면세점은 서울 면세점 2차 대전에서 본점인 소공점을 수성했으나 월드타워점 특허를 두산에 뺏겼다.

한국신용평가는 17일 '스페셜 코멘트'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의 10% 를 차지하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영업 중단과 면세점 시장의 경쟁 심화는 호텔롯데 신용도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IPO)를 통한 자금유입이 없다면 순차입금을 에비타(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비율이 10배(9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이는 한신평의 신용등급 하향 트리거(요인) 기준인 4배를 초과하는 상황이어서 신용도 하향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진단했다.

한신평은 호텔롯데가 국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재무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호텔롯데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2년 말 8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3조8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들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보증금 5466억원 납부, 8936억원 규모의 미국 더봇樣疸?뵌E?인수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향후 IPO를 통한 신규 자금 유입으로 차입금이 감소할 수 있고, 롯데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배당과 로열티 수입이 늘어나는 등 수익 및 재무구조 변경 가능성을 감안해 현 시점에서는 신용등급을 유지했다. 대신 한신평은 올해 실적과 IPO 진행 윤곽이 명확해지는 시점에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한신평은 현재 호텔롯데 회사채에 대해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과 함께 국내 유통기업 최고 수준인 'AA+' 등급을 매기고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호텔롯데에 대해 월드타워점 특허 소실이 "사업적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신용등급 변동을 야기하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은 "개별 기업 및 그룹 차원에서는 사업 기반이 저하됐다"며 "제 2 롯데월드의 사업성이 저하돼 계획 수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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