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추가 협상" 되풀이…한·중 FTA 비준 '가시밭길'

입력 2015-11-18 18:31  

한·중 FTA 여야정협의체 본격 가동됐지만…

여 "추가 협상 2년 지나야 가능…26일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야 "무역이익공유제 등 피해산업 지원책 마련을"
정 "한국보다 늦게 중국과 체결한 호주는 FTA 비준절차 완료"



[ 유승호 / 박종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 비준 동의 절차를 밟고 있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 추가 협상을 요구했다. 야당은 무역이익공유제를 비롯한 FTA 피해산업에 대한 추가 지원책도 요구하고 있어 정부·여당의 계획대로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한·중 FTA 여야정협의체 첫 회의에서 “필요한 안건에 대해 추가 협상 또는 재협상이 가능한지를 얘기한 뒤 피해산업 대책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서비스 시장 개방,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 방지, 중국산 식품에 대한 위생 검역 등에 대해 추가 협상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최재천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 의장도 “추가 협상 요구안 정도는 마련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한·중 FTA가 지난해 11월 타결된 뒤 1년이 지나도록 비준 동의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추가 협상은 있을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추가 협상이나 재협상은 2년이 지나면 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 그때 가서 해도 된다”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국보다 늦게 중국과 FTA를 타결한 호주가 의회 비준 절차를 완료했다”며 조속한 비준을 당부했다.

새정치연합은 또 한·중 FTA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에 대한 지원 대책을 요구했다. 무역이익공유제, 생태보전직불금, 농어민에 대한 농어촌특별세 지원 등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등 FTA 관련 상임위원회 여야 간사들은 19일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장관들을 국회로 불러 피해산업 지원 대책을 보고받기로 했다.

여야는 비준안 처리 시점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연내 발효돼야 수출 기업들이 올해 한 차례 관세 인하 혜택을 받고 내년 1월1일부터 추가 관세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의장은 “비준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시간표를 정하지 말고 협정문이 국익을 충실하게 반영했는지, 피해 보전 대책은 제대로 마련했는지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여당 의원은 “야당이 시급히 처리하자고 하면서도 날짜를 못 박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한·중 FTA의 효과에 대해서도 여야 간 견해차가 크다. 김 의장은 “한·중 FTA가 발효되면 일자리가 5만3000개 이상 창출될 것”이라며 “안전한 한국산 식품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농수산물 수출을 확대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 의장은 “정부는 한·중 FTA가 발효되지 않으면 하루 40억원의 수출 차질이 생긴다고 하지만 발효 시 수입도 하루 40억원 증가한다”며 “수출 기업은 1조원의 관세 절감 효과를 얻지만 정부의 관세 수입은 1조원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여야정협의체는 20일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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