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크는 독일 '저가형 마트' 알디·리들

입력 2015-11-1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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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하인즈케첩 대신 PB상품 판매·100% 환불제 도입

양사 합쳐 영국 시장 점유율 10%



[ 나수지 기자 ] 알디와 리들 등 독일계 저가형 마트의 성장세가 거침없다.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영국시장에서 테스코 등 기존 슈퍼마켓 체인을 위협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장조사기관 칸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영국에서 알디와 리들 두 회사를 합친 시장점유율이 10%까지 늘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0년 이 두 회사의 영국시장 점유율은 4.5%에 불과했지만 5년 만에 두 배 넘게 성장했다. 반면 테스코의 영국시장 점유율은 5년 전만 해도 30%를 훌쩍 넘겼지만 이번 조사에선 27.9%로 낮아졌다.

테스코와 모리슨 등 기존 대형 슈퍼마켓 체인은 실적 악화에 매장 수를 줄이고 있지만 알디와 리들은 점점 늘리고 있다. 알디는 지난 10일 2022년까지 영국에서 매장을 현재의 두 배인 100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두 저가형 마트는 공통으로 기존 슈퍼마켓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다. 매장에서 파는 품목 수를 줄이는 대신 자체 상표(PB) 상품을 주로 판다. 저가형 마트 매장에선 코카콜라나 하인즈케첩 같은 유명 브랜드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판매 상품 10개 중 9개가 PB 제품이다.

이런 전략이 적중해 저가형 마트가 급성장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 초저가 상품을 내세워 이전까지 가난한 사람이 찾는 마트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써보지도 않고 품질을 의심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는 알디와 리들로 발걸음을 돌렸다.

저가형 마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미지를 바꿀 수 있게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알디는 100% 환불제도를 도입했다.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만족하지 않으면 무조건 전액 돌려주는 제도다. 리들은 ‘리들의 놀라움’이란 구호를 내걸었다. 초저가 식료품이 ‘놀랍게도’ 품질까지 좋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제는 알디와 리들을 찾는 고객의 30% 이상이 중산층 또는 상위 중산층이다.

고객층이 변하면서 품목도 바꿨다. 저렴한 가격은 유지하면서 중산층이 주로 사는 샴페인 바닷가재 같은 고급 상품을 들였다. 한번 확보한 고객층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프레이저 매케빗 칸타 유통분야 총책임자는 가디언에 “두 저가형 마트를 찾는 고객 수가 작년보다 100만명 이상 늘었고 한 번 방문했을 때 쓰는 돈도 18.85파운드(약 3만3600원)로 4% 많아졌다”며 “저가형 마트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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