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이등병' 최용덕 전 차관이 공군 창설 밑거름

입력 2015-11-19 18:34  

김동호 외교국방연구소 이사장 발표
"이순신 백의정신 살리자" 설득



[ 최승욱 기자 ] “중국과 일본군에서 장군이나 영관급으로 전쟁을 수행했던 항공인들이 조선경비대 보병학교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덕분에 한국 공군이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예비역 공군 소장인 김동호 외교국방연구소 이사장은 19일 열린 ‘제2회 공군역사재단 학술회의’에서 ‘해방 이후 항공인들의 활동이 공군 창설에 미친 영향’을 발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해방 이후 귀국한 항공인 500여명은 1948년 3월 미국 군정청으로부터 조선경비대 내 ‘경항공비부대’ 창설 승인을 받아냈다.

다만 미 군정청은 당시 한국 항공분야의 지도급 인사들이 대부분 중국군과 일본군 출신인 만큼 보병학교에 병사 자격으로 입대, 1개월간 미국식 훈련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중일전쟁 당시 중국 남창기지 사령관을 지낸 뒤 임시정부에서 광복군 비행대 창설을 주도한 고(故) 최용덕 전 국방차관은 반대하는 후배들에게 “항공부대가 창설만 된다면 병이면 어떠냐,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을 잘 이해한다면 이등병으로 입대하는 孤?뜻이 있지 않으냐. 우리 군대에서 우리 영공을 지킬 수 있다면 이까짓 모욕이 뭐 그리 대수겠느냐”고 설득했다.

최고령 선임자로 당시 만 50세였던 최 전 차관의 결단에 따라 고 김정렬 초대 공군참모총장, 고 장덕창 4대 공군참모총장 등 7명은 1948년 4월 입대해 한 달간 병사 훈련을 받은 뒤 5월 조선경비사관학교(육군사관하교)에 입교, 6기 생도들과 2주간 장교 후보생 교육을 받고 소위로 임관해 항공부대 간부로 활동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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