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순이익 감소세 멈춰…내년 가계대출 둔화, 중소기업 대출은 꿋꿋한 성장

입력 2015-11-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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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업황 전망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업지수는 지난 16일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6.9% 하락한 수준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전년 말 대비 1.4% 상승한 것에 비하면 부진한 주가 흐름이다. 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일부 대기업의 부실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실적 우려로 이어진 것이다.

순이자마진 개선 전망

하지만 실제 발표된 은행 실적은 주가 흐름에 비해 양호했다는 판단이다. 1회성 요인을 제외한 순이익은 올 들어 감소세가 멈췄고 오히려 소폭 개선됐다. 결국 실적 자체보다는 실적에 대한 신뢰 부족이 더 중요한 주가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다. 기대 이하의 실적이 오랜 기간 지속됐고 정책 등 외부 요인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 실적에 대한 신뢰 저하로 이어졌다. 앞으로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과정에서 신뢰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내년 실적이 중요한 이유다.

먼저 수익성 측면에서 은행의 내년 실적을 전망해보자.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을 살펴보면 올해보다 나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순이자마진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는 정책금리다. 올해 정책금리는 두 차례에 걸쳐 0.5%포인트 인하되면서 순이자마진 하락세가 지속됐다. 내년 1분기에도 정책금리 인하가 예상되는데 이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는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이 지속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책금리 인하가 순이자마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가계주택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오면서 금리 인하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 효과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올해 은행 대출은 10월 말까지 9.5% 증가했다. 중소기업과 가계대출이 성장을 견인했다. 가계대출 증가는 부동산 경기 회복에서 비롯됐다. 중소기업 대출은 지속된 중소기업 대출 수요와 은행의 원활한 대출 공급이 증가의 배경이었다.

가계대출은 올해보다 둔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가 더 좋아지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 활황의 신호탄이었던 지방의 매매·전세 비율이 하락 반전하고 5대 광역시의 매매·전세 비율 상승세도 둔화되고 있다. 이는 주택가격을 지지했던 전세가격 상승세가 멈추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 다른 이유는 정책당국이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책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자 대출과 중도금 대출에 대한 관리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가계대출과 달리 중소기업 대출은 견조한 성장이 예상된다.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은행의 대출 공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은 구조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편인데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 은행 대출 의존뎔?높다. 결국 중소기업 대출 시장은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은행의 중소기업에 대한 리스크 인식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이다. 올해까지 주요 은행의 자산건전성 지표도 꾸준히 개선됐다. 글로벌 복합위기 이후 기업 상시 신용평가에 의한 구조조정이 지속됐고 부실 자산이 크게 유입될 만큼 대출 자산이 빠르게 늘어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보다 좋은 내년 업황 기대”

앞으로 가계부문의 자산 건전성은 당장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기업 부문은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서 충당금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들어 경기회복 지연으로 한계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인식 아래 정책당국은 기업 구조조정 추진과 충당금 적립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이 기존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 선정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영향은 크지 않거나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게 되면 오히려 내년 충당금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종합해 보면 내년 은행 실적은 올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순이자마진 하락이 크지 않다면 순이자이익은 증가할 것이다. 충당금 부담은 경기 흐름상 늘어날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 반영해 왔기 때문에 실적에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 향후 은행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실제 펀더멘털은 개선될 것으로 보여 은행업 주가는 저평가 영역에 있다고 판단된다.

구용욱 < KDB대우증권 연구원 yonguk.ku@dwse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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