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전 이들은 우성아파트 앞 사거리에서 진행되고 있던 공사현장에서 만났다. 당시 공사는 버스중앙차로를 중심으로 진행돼 공사 인부들은 행인들을 우회로로 안내하고 있었다. 김씨는 술에 취해 이같은 안내를 보지 못하고 공사 현장을 가로질러 길을 건너려 했다. 놀란 인부들이 김씨를 우회로로 안내하려 그를 잡는 순간 문제가 벌어졌다.
김씨는 “왜 멀쩡히 걸어가는 사람의 멱살을 잡느냐”며 “책임자 불러오라”고 인부들에게 화를 냈다. 다른 곳에서 공사를 감독하던 장씨가 불려온 것도 이때다. 공사현장이 위험하니 일단 인도로 가서 이야기하자는 인부들에게 “아저씨 못 배웠죠”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쏟아냈다. 그는 인부들의 폭행사실이 없음에도 자신이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인근 도곡지구대로 이동한 김씨는 자신이 계속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폭행 흔적이 없어 사건을 접수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에 김씨는 “서울시에 신고하겠다”며 “티끌만 잡혀봐라. 당신, 내가 괴롭히고 공사 못하게 만들어 버리겠다”고 장씨에게 폭언을 했다. 새벽 6시까지 공사를 마무리해야 했던 장씨는 사건이 길어지는 걸 원치 않아 정중히 사과했다. 이 때 김씨는 “무릎 꿇어라”고 요구했다. 결국 장씨는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되는 점이 없음에도 김씨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장씨는 “모멸감에 심장이 터질 것 같다”고 기자에게 말했다. 김씨가 다닌다고 이야기한 자동자부품 대기업에 확인한 결과 김씨는 해당 회사 직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동현/고윤상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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