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상 기자 ] 외국인 관광객에게 서울과 제주는 한국의 거의 전부다. 최근 지방 도시까지 가는 관광객이 다소 늘고 있지만 아직도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 외국인 관광객을 데려오는 여행사나 단체 등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지방관광 활성화는 아직도 요원하다. 반면 일본은 재방문객이 늘면서 도쿄, 교토 이외의 다른 도시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국내 여행지 비중(중복 응답)은 서울이 1위(80.4%), 제주가 2위(18.0%)였다. 두 곳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가운데 전년 대비 외국인 관광객 비중이 늘어난 곳은 경남(+1.9%)이 유일했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4.9%), 인천(-2.8%)은 오히려 줄었다. 부산(-3.7%)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성수기에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중국 국경절 기간 방한한 요우커는 약 21만명. 이 중 광주광역시와 전남을 찾은 요우커는 0.75%에 불과한 1580명이었다. 그나마 광주·전남지역을 찾은 요우커들도 몇몇 관광지만 둘러본 뒤 바로 서울과 제주로 떠났다. 해마다 20억 坪?넘는 예산을 들여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서는 노력도 별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반면 일본은 주요 관광지 이외에도 관광객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 후지산, 오사카, 교토’로 대표되는 이른바 ‘골든루트’는 여전히 인기가 높지만 최근에는 방문지가 다변화되고 있다.
일본관광청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방일 외국인 관광객 중 도쿄를 찾은 비중(중복 응답)은 전년보다 4.1% 커졌다. 도쿄 주변 지역인 지바(+2.1%), 가나가와(+1.1%)를 방문한 외국인도 늘었다. 오사카(+2.8%), 교토(+3.0%)의 주변 도시인 나라(+0.5%), 와카야마+0.2%)도 방문객이 함께 증가했다. 서울만 북새통일 뿐 주변의 경기, 인천에선 관광객이 줄어드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일본은 각 지방의 추천 관광코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골든루트’에서 벗어나 외국인의 여행지를 지방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다. 일본관광청은 시레토코, 후라노 등을 둘러싼 홋카이도 동부부터 시코쿠, 규슈에 이르는 전국 7개 지역에 ‘광역 관광 주유 루트’를 설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중이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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