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행사에 소개비까지
'쇼핑 뺑뺑이'로 손실 메꿔
[ 김명상 기자 ] 중국의 한 온라인여행사는 이달 말 상하이에서 출발하는 3박4일 제주 패키지 여행상품을 20일 현재 최저 982위안(약 17만8700원)에 팔고 있다. 같은 사이트의 상하이~제주 왕복항공료는 최저 1111위안(약 20만1400원). 항공료보다 낮은 가격에 숙박비, 현지 교통편, 다섯 번의 단체식사, 관광지 입장료 등을 포함한 패키지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중국 현지 여행사는 이렇게 해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 한국 여행사에서 받는 ‘인두세’ 때문이다. 인두세란 국내 여행사가 요우커(중국인 관광객) 유치 대가로 중국 현지 여행사에 주는 일종의 소개비다.
원래는 국내 여행사가 숙식, 교통, 입장료 등 요우커들의 한국 여행비용(지상비)을 중국 여행사에서 받아야 하지만 거꾸로 국내 여행사가 중국 여행사에 웃돈을 얹어주고 데려오는 것이다.
인두세를 주고 요우커를 유치한 뒤 이른바 ‘쇼핑 뺑뺑이’로 손실을 메우는 초저가 여행상품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3박4일 초저가 제주 여행상품은 여행 사흘째부터 7회에 걸쳐 6시간을 면세점, 쇼핑센터, 잡화점 등에서 쇼핑으로 보내야 한다.
정부가 이달 초부터 전자관리시스템을 도입, 209개 중국 전담 여행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지만 인두세 관행은 여전하다.
한 중국 전담 여행사 관계자는 “4박5일 서울 여행상품의 경우 베이징 여행사에는 1인당 400~500위안, 상하이 여행사엔 300위안을 줘야 한다”며 “서울·제주 연계 상품은 700위안 상당의 서울~제주 항공료를 인두세 대신 우리가 떠안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중국 전담 여행사 관계자는 “요우커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처음에는 지상비를 깎아주다가 나중에는 아예 받지 않게 됐고, 급기야 인두세를 주고 사오는 업체가 생겨났다”며 “이제는 대놓고 인두세를 요구하는 중국 여행사도 많다”고 하소연했다.
김명상 기자 terr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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