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공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당분간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944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7거래일 연속으로 순매도하기도 했다. 19일 하루 순매수(2899억원)에 나섰지만 20일엔 다시 ‘팔자’(1748억원)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한국 증시의 ‘대장주’ 삼성전자(53조1614억원)다. 외국인은 이달 삼성전자 우선주도 42조2415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을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대형 수출주를 기피하는 현상도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의 진단이다. 반면 외국인은 동부화재(26조6202억원) 삼성SDI(12조1048억원) 한국타이어(10조6726억원) 등은 순매수했다.
미국 금리 인상을 전후로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외국인은 수급 측면에서 증시에 부담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고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의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 증시 순매도세가 뚜렷하다”며 “달러 강세가 멈출 때까지는 국내 증시에 대해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파리 테러’ 여파로 유럽중앙은행(ECB)이 다음달 3일(현지시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확대를 결정하면 외국인의 매도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테러로 인한 경기 심리 위축이 다른 나라들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유럽의 경기 악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만큼 강력한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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