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한국기계거래소가 경기 시화 MTV산업단지에서 개장식을 열고 처음으로 중고기계 전자경매를 시작한다. 중고기계 유통 과정의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자는 취지로 산업통상자원부가 3년 전 시작한 기계산업 서비스화 정책이 드디어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한국 기계산업은 196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지난해 기준 세계 8위의 기계 수출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제조부문 위주의 성장으로 선진국인 독일, 미국, 일본 등에 비해 부가가치율이 낮은 실정이다. 기계 유통, 수리, 재제조, 부품공급 등의 서비스부문을 육성해 기계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2년 ‘기계산업 서비스화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와 한국기계산업진흥회가 공동 투자해 기계거래소를 설립했으며, 기계유통기업들도 거래소와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조합을 결성하고 기계유통단지를 지었다. 앞으로 경매장, 수리센터 등 각종 인프라를 활용해 중고기계 유통과정에서의 불투명한 거래 행태가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기계거래소 개장을 계기로 금융 거래상의 획기적인 변화도 기대된다.
금융권에서는 2012년도부터 동산담보관련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고기계 처분 시의 애로와 담보물건 관리 어려움 등의 사유로 기업에 대한 동산담보 대출을 기피하고 있다. 기업은 기업대로 담보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 보유자산 유동화에 어려움이 컸다.
기계거래소에 경매장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동산담보관리시스템이 구축됨에 따라 향후 기업의 기계 가치도 적정하게 평가되고 신속하게 처분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부동산 담보뿐만 아니라 운용 중인 기계를 담보해 은행자금을 더 쉽게 활용하고 은행도 기업 부도 시 담보기계를 공정하고 신속하게 처분하고, 채권을 회수할 수 있게 되니 기업이나 금융권 모두가 윈윈(win-win)하는 시스템이 도입되는 것이다.
또 유휴 중고기계는 기계거래소의 수리기능 및 수출지원 체제를 통해 동남아 등 신흥국 시장으로 수출돼 국내 제조기업의 부품 수요 등을 창출할 것이다. 기계거래소 개장으로 중고기계 유통시장이 활성화되고 수출도 확대되길 기원한다.
정지택 <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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