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개편·청년펀드 등 정부정책 가장 먼저 실행
[ 박한신 기자 ] KEB하나은행이 정부가 내놓는 각종 정책을 잇달아 지원하고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금융위원회가 은행권의 고임금·저효율 구조 개선을 주문하고 나선 직후인 지난 16일 옛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협의해 올해 임금상승분 2.4%(약 132억원)를 반납한다고 발표했다. 국책은행보다 먼저 정부 주문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당시 “다른 은행도 따라오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다음날 팀장급 이상 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을 반납하기로 했고, 수출입은행 직원도 일부 수당 반납을 결정했다.
KEB하나은행은 박근혜 대통령이 애착을 보인 것으로 알려진 청년희망펀드를 은행 중 가장 먼저 출시했다. 출시 당일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과 프로골퍼 박세리 씨를 초청해 이벤트를 열고 직원과 직원 가족에게 가입을 독려하기도 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10일 “은행이 오후 4시에 문 닫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을 때도 재빨리 움직였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최 부총리가 발언한 지 3일 만에 기자들과 만나 “부총리 얘기는 변형시간 근로제를 도입하면 어떠냐는 얘기”라며 “고객에게도 좋은 제도인 만큼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하나·외환은행 통합 과정에서 금융당국과의 관계형성 중요성을 실감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그룹 숙원이던 은행 합병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노사 합의’ 방침을 고수하는 바람에 난항을 겪자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관계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EB하나은행의 상황과 은행들이 정책에 호응해주길 바라는 당국의 상황이 묘하게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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