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주도 민노총, 조직적 증거인멸 정황

입력 2015-11-23 18:08  

경찰, 3억8000만원 손배소
"민노총 폭력시위 증거인멸 논의한 문건 확보"



[ 마지혜/박상용 기자 ] 지난 14일 대규모 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경찰의 압수수색에 대비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앤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민주노총 등에 대해 시위에 따른 경찰 장비 손해 추정액 3억8000여만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로 했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1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본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경찰 압수수색 대비 보안대책’ 문건을 확보했다. 문건에는 ‘압수수색이 임박했으니 문서와 PC, 서버 보안을 철저히 하라’ 등의 내용이 기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이전에 파쇄 차를 불러 (문서) 파기’ ‘탈착 가능한 하드디스크는 빼라’ 등의 구체적 행동지침도 담겨 있었다. 압수수색 사흘 전인 18일 본부 건물 앞에 문서 파쇄업체 차량이 여러 대 주차된 걸 목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문서 파쇄 등의 내용은 17일 열린 민주노총 보안대책회의에서 논의됐다. 경찰은 해당 문건이 민주노총이 폭력 시위를 주도면밀하게 준비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로 보고 있다. 치밀하게 집회를 기획한 뒤 관련 증거까지 체계적으로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스스로 부끄러운 점이 없다?대책회의까지 열어가며 압수수색에 대비할 이유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압수수색을 당해 민주노총 정보가 광범위하게 새나가면 시위와 무관한 사항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것일 뿐”이라며 “민주노총이 폭력 시위를 주도하고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추진했다는 해석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내달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계획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3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투쟁 기조를 유지해 다음달 5일 2차 민중총궐기는 전국 각지에서 열려던 것을 상경 투쟁 방식으로 치를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총파업도 강력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조계사에 숨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처음으로 밖에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종 화쟁위원회와 면담한 그는 면담을 마친 뒤 화쟁위 관계자들을 배웅하는 과정에서 은신처 입구까지 나왔다.

경찰은 14일 시위로 무전기와 방패, 경광봉 등 경찰 장비 231점이 부서지거나 시위대에 빼앗기고 경찰버스 등 차량 50대가 완파 또는 반파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손해금액은 버스 3억6900만원, 장비 206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경찰이 준비 중인 민사소송에서 손해배상 청구액에 반영될 예정이다. 경찰이 시위와 관련돼 청구한 민사소송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시위 진압 과정에서 부상한 경찰관 113명의 치료비와 위자료 등이 더해지면 피해금액은 더 불어날 전망이다.

마지혜/박상용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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