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최연소 '올해의 선수'…LPGA 역사 또 바꿨다

입력 2015-11-23 18:38  

감격의 눈물 쏟은 '18세 여제'

크리스티 커에게 우승 내줬지만
상금왕 확정…100만 달러 보너스도
우즈도 21세 때 올해의 선수상



[ 최만수 기자 ]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투어챔피언십 4라운드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GC 18번홀. 현지 언론들의 카메라는 챔피언조보다 이미 경기를 마치고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리디아 고(18·뉴질랜드·사진)에게 집중됐다.

리디아 고는 크리스티 커의 우승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의 선수’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전하는 친언니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리디아 고는 평소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번엔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이어 취재진을 향해 “아이라이너(눈 윤곽을 그리는 화장품) 없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 대회에서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쳐 공동 7위에 오른 리디아 고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로 총 280점을 획득해 278점에 그친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따돌리고 올해 최고의 선수라는 영예를 안았다. LPGA투어뿐 아니라 미국 4대 프로스포츠와 미국프로골프(PGA)를 통틀어 최연소 최우수선수(MVP) 기록이다.

리디아 고는 총상금에서도 올해 280만802달러를 벌어 박인비(263만11달러)를 17만달러 이상 앞섰다. 시즌 전체 성적을 바탕으로 1위에게 보너스를 주는 ‘레이스 투 더 CME 글로브’에서도 2년 연속 1위를 차지해 가욋돈 100만달러를 따로 챙겼다. 평균 타수는 박인비가 69.415타를 쳐 69.441타의 리디아 고를 근소하게 앞섰다.

우승은 커에게 넘겼지만 올해의 선수·상금왕을 놓고 벌인 박인비와의 경쟁에서 이긴 리디아 고는 2013년 10월 프로 데뷔 후 2년 만에 세계 최고 선수들의 무대인 LPGA마저 정복했다. 지난 9월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사상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새로 쓰는 등 리디아 고는 시즌 5승을 거뒀다. 남자들의 경연장인 PGA투어와 LPGA투어를 통틀어 최연소 10승을 달성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리디아 고는 “아주 긴 시즌이었고 좋은 일도 많았지만 힘든 일도 있었기에 그런 생각이 나서 눈물이 저절로 나왔다”며 “이번주를 시작할 때 여러 상 중에서도 올해의 선수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는데 막상 그 상을 받게 됐다는 말을 들으니 좀 더 감정이 벅차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골프 전문가들은 메이저대회를 14차례나 정복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0·미국)의 18세 무렵보다 리디아 고의 기량과 성적이 월등하다고 극찬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PGA투어에서 21세 때 올해의 선수가 됐다.

리디아 고는 우즈와 비교하는 현지 언론들의 질문에 “여전히 내가 우즈와 비교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인비언니 등 잘 치는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내가 과연 올해의 선수상을 받아도 되는지 스스로 되물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게 내년 첫 번째 목표이고, 메이저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는 게 두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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