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그동안 나라에서 혜택을 받은 만큼 다시 돌려준 것일 뿐입니다.”
유명 지하철 길 찾기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한 KAIST 학생이 수익금 3000만원을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화제의 주인공은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전기 및 전자공학부 학생 오승규 씨(27·사진). KAIST 개교 후 지금까지 학부생과 석·박사 과정생 등 재학생 670명이 낸 발전기금 중 최고 금액이다.
그는 2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고등학교에 다닐 때 선생님들에게 나라와 학교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으니 그만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오씨는 부산에 있는 KAIST 부설 한국과학영재학교 출신이다.
오씨는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 ‘지하철 내비게이션’ 앱을 처음 개발했다. 출발역과 도착역만 지정하면 실시간 운행시간을 확인해 최단 경로를 찾아주는 앱이다. 가장 먼저 오는 열차가 무엇인지, 어디서 어떤 열차로 갈아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기능과 함께 첫차, 마지막 차, 급행열차, 환승 통로 이용시간까지 고려해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준다. 그는 “당시만 해도 목적지 도착 시각과 경로를 비교해 알려주는 지하철 길 찾기 앱이 없었다”며 “개인적으로 사용하다가 시장의 반응을 보고 싶어 시험 삼아 구글 앱 장터에 올렸는데 뜻밖에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 앱은 현재까지 500만명 이상이 내려받으면서 구글플레이에서 지하철 앱 다운로드 순위 2위에 올라 있다. 오씨는 지난해 자신의 성인 ‘오’와 KAIST의 상징인 오리를 합친 ‘오리지날’이라는 1인 기업을 세웠다. 올초에는 카카오에서 앱 서비스 인수 제의를 받고 앱 사업을 매각했다. 오씨가 이날 학교에 낸 발전기금은 이 매각 대금의 일부다.
오씨는 내년 2월 학교를 졸업하면 카카오 측 영입 제의에 따라 카카오에서 앱 개발 업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그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 쪽을 아우르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더 좋은 기술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발전기금 전달식은 이날 대전 KAIST 총장실에서 열렸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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