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팡이 90% 수입품…2년 개발, 고품질로 승부
노인용 양말·성인 기저귀 등 실버 시장 겨냥 제품 선보여
[ 이현동 기자 ]
기해림 해올 대표는 노인에 대한 관찰과 공감이 ‘LED 스마트 지팡이’ 개발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는 원래 재활 의료기기 유통사업을 했다. 병원에 갈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뼈가 부러져 입원하는 노인이 많았다. 주로 저녁에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원인이었다. 밤에 화장실과 부엌에 가다가 넘어지는 일도 빈번했다. 나이가 들수록 심해지는 안구건조증이 원인이었다. 갑자기 형광등을 켜면 건조해진 눈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고, 이로 인해 발을 헛디디는 경우가 많다. 기 대표는 어둠 속에서 빛나는 지팡이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다만 형광등처럼 눈에 직접 비추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2년여 연구개발(R&D)을 거쳐 2013년 6월 제품을 내놨다. 알루미늄, 카본 두 종류였다.
○앞쪽 바닥을 비추는 지팡이
기 대표는 “대만,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지팡이 중에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단 것이 있다”며 “하지만 LED 불빛이 앞쪽 바닥을 비추는 것은 우리 제품 외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인은 허리가 굽으면서 땅을 보고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제품이라는 것. 그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등 더 강한 불빛에 지팡이 조명이 사라지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작은 부분에도 신경썼다. 앞을 비추는 흰색 조명 외에 손잡이 쪽에도 녹색 LED 램프를 달았다. 일회용 건전지를 쓰는 기존 제품과 달리 충전 방식을 택했다. 휴대폰 충전기로 손쉽게 충전할 수 있다. 또 저가 수입 제품과 달리 덜거덕거리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100㎏ 하중을 문제 없이 버틸 수 있다. 손잡이 부분은 천연 목재를 썼다.
국내에서 팔리는 지팡이의 90% 이상은 수입품이다. 저가 제품이 대부분이다. 기 대표는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면 높은 가격으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 적중했다고 했다. 그는 “지팡이는 노인의 이동을 돕는다는 측면에서 승용차와 같다”며 “안전성은 물론 기능성과 디자인 등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적십자사, 전북 장수군청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자체 온라인몰도 운영 중이다.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에 모두 1만개 규모의 첫 수출을 앞두고 있다.
○실버시장 정조준
기 대표는 2010년 창업했다. 기존 제품과 다르고, 더 좋은 ‘내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노인을 겨냥한 실버시장이 성장하는 것에 주목했다. 지팡이뿐만 아니라 노인용 미끄럼방지 양말, 성인용 기저귀 등을 선보였다.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특징인 카본 소재 지팡이를 내놨다. 앞으로 등 ?스틱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인용 보행차와 이동 변기도 개발 중이다. 또 한지로 만든 양말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항균력이 뛰어나고 통풍이 잘 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 대표는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올은 전체 직원 27명 중 21명이 장애를 가진 장애인 표준사업장이기도 하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 △아가프라-매직빨대컵 (031)234-9753 △주니랩-미니드론 1599-4729 △해올-LED 스마트지팡이 (063)851-8652 △성창산업-황토세라믹 불판 (055)298-0574
익산=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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