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를 둘러싸고 공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합병 반대에 맞서 SK텔레콤이 반격에 나서면서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SK텔레콤의 논리다.
이동통신 3사와 CJ헬로비전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 융합에 따른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쟁점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해당 이슈에 대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이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일 이사회를 개최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하고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합병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 방송, 초고속 인터넷, 알뜰폰 사업 등을 영위하는 사업자다. 420만 유료 방송 가입자와 85만 알뜰폰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동통신 1위 회사인 SK텔레콤이 케이블TV·알뜰폰 1위 업체인 CJ헬로비전을 삼키게 되는 셈이다.
이날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은 적극적인 인수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추진 논리로 내세웠다. 방송·통신 융합서비스로 국내 이통 시장이 직면한 성장 정체를 넘어서겠다는 포부다.
이상헌 SK텔레콤 상무는 "통신과 방송의 융합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출시해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이용자 편익을 증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CJ헬로비전도 M&A를 통해 케이블 사업의 시너지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바일-인터넷-미디어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해 유료 방송 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탁용석 CJ헬로비전 상무는 "유료방송 가입자 규모는 이미 과포화 상태"라며 "포화가 심화된 시장에서 사업자간 인수합병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수 반대 측에 선 SK텔레콤 경쟁사들은 M&A를 통한 경쟁 제한을 우려했다. 결합 상품을 통해 SK텔레콤의 통신 시장 지배력이 방송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희수 KT 경제경영연구소 부소장은 "SK텔레콤이 결합상품 전략을 강화하면 방송 시장에서도 독과점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해외에서도 통신 사업자의 M&A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다"고 했다.
SK텔레콤의 지배력 확대로 방송의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형일 LG유플러스 상무는 "거대 이통사업자를 따라갈 수 없는 케이블TV 방송 사업자(SO)는 시장에서 축출돼 플랫폼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지역채널을 보유하면서 기업 이익을 목적으로 여론 조성도 가능해졌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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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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